미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홈페이지에 최고 25% 관세를 부과할 약 3000억달러어치의 중국 제품 목록을 공개했다. USTR은 관세 부과를 위한 의견 수렴 절차를 시작하며 6월17일 공청회를 열기로 했다. 이날 공개된 목록엔 3800여개의 제품이 포함됐다. 휴대폰, 노트북, 태블릿컴퓨터, 의류, 신발 등 그동안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됐던 제품들이 대부분 포함됐다. 실제로 관세가 부과되면 사실상 거의 모든 중국 제품에 징벌적 관세가 부과된다. 다만 중국산 희토류, 희귀금속 등 일부 품목은 목록에서 빠졌다.
USTR은 지난 10일 홈페이지에 “대통령이 약 3000억달러 규모의 남아있는 중국 수입품의 관세를 인상하는 절차를 개시하도록 명령했다”며 “조만간 관보를 통해 공지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의견수렴 절차 등 세부 사항을 13일 홈페이지에 공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예고대로 이날 관세 부과 절차를 개시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앞서 트윗을 통해 현재 관세가 부과되지 않고 있는 3250억달러어치 중국 제품에 대해 최고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었다. 미국과 중국은 9~10일 워싱턴DC에서 고위급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미국은 협상이 진행 중이던 10일 0시1분부터 2000억달러어치의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올렸다. 중국은 이에 맞서 13일 600억달러어치의 미국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 조치를 발표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진핑 주석과 G20 정상회의에서 만날 것”이라며 “아마 매우 결실 있는 회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6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무역협상을 진전시킬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중국이 600억달러어치 미국 제품에 대한 보복 조치를 발표하기 2시간 전쯤엔 트윗을 통해 “중국은 보복해서는 안 된다. 더 나빠지기만 할 뿐”이라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만약 협상을 타결짓지 않는다면 기업들이 중국에서 다른 국가로 떠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중국이 아주 크게 피해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