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은행의 '4월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5조1000억원으로 전월(9000억원)보다 4조2000억원 늘었다. 이는 지난해 4월(7조3000억원)보다는 2조2000억원 감소한 규모다.
은행권의 정책모기지론 포함 가계대출은 4조5000억원 증가해 잔액이 838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3월 증가 규모보다는 1조6000억원 늘었고, 지난해 4월보다는 7000억원 줄어든 수치다.
주택담보대출이 3조6000억원 늘어나며 증가세를 견인했다. 4월 기준으로는 2016년 4월(4조6000억원) 이후 최대 수준이다. 전월(2조8000억원 증가)보다 8000억원 더 늘었다. 이에 4월 말 은행권 주담대 잔액은 619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수도권 신규 아파트 입주 관련 집단대출 확대와 전세자금 수요가 이어졌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집단대출 증가 규모는 2조100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4월(1조원)의 두 배 수준에 달했다.
한은 관계자는 4월 주담대 증가에 대해 "(신규 매매거래보다) 집단대출 증가의 영향이 컸다"며 "지난 몇 년 새 가계대출 증가는 주택거래 수요의 영향을 받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관련 영향이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버팀목 전세대출' 취급액 6000억원이 기금이 아닌 은행 재원으로 취급돼 주담대 수치에 포함됐다"며 "이를 제외하면 4월 은행권 주담대 증가 규모는 전년 동월(2조5000억원)보다 소폭 증가에 그친 3조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4월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1만가구로 지난해 4월(1만2000가구)보다 다소 감소하는데 그쳤다. 4월 아파트 전세거래량도 1만1000건으로 지난해 4월(1만건) 수준을 이어갔다.
반면 제2금융권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이 1조4000억원 감소했다. 제2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은 올해 2월(1조4000억원 감소), 3월(1조7000억원 감소)에 이어 3개월 연속 줄어들고 있다. 다만 올 3월보다는 감소 규모가 3000억원 깎였다.
주담대를 포함한 2금융권 가계대출은 6000억원 증가했다. 저축은행(4000억원 증가)과 여신전문금융사(3000억원 증가) 업권에서 가계대출이 늘어났다. 보험(1000억원 감소) 업권에서는 1000억원 줄었고, 상호금융업권은 지난달에서 제자리걸음했다.
전 금융권에서 일반신용대출·신용한도대출·상업용부동산·담보대출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2조9000억원 증가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관리지표 도입 등으로 증가 규모가 전년 동월보다 2조원 줄었다.
4월 은행권의 기타대출은 9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증가 규모가 전월보다 8000억원 증가했지만 4월 기준으로 2016년 4월(7000억원 증가) 이후 최소치다. 잔액은 217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2금융권 기타대출도 2조원 늘었다. 전년 동월(2조2000억원)보다 적은 수치지만 올 3월보다는 2조3000억원 늘어났다.
이에 올해 1∼4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7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조6000억원)보다 13조6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위는 "4월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전월보다 컸던 점은 은행권 집단대출 증가와 계절적 효과 때문"이라며 "가계부채 증가세 하향 안정화 기조는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