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소주성 설계자 홍장표 "정책 수정·보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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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 등 속도조절 시사
이론 오류 지적엔 "논의해 보겠다"
이론 오류 지적엔 "논의해 보겠다"
홍장표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위원장(사진)이 8일 “소득주도성장 정책 가운데 수정할 것은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홍 위원장은 이날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주최로 열린 ‘2019 대국민 연구성과 보고회’에서 기자와 만나 “소득주도성장 정책 가운데 필요한 부분은 수정하고 보완하면서 미진한 것들은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기조는 바뀌지 않는다”는 종전 발언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소득주도성장 정책 여파로 고용이 줄고 소득 양극화가 심화하는 등 논란이 커지자 정책 설계자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홍 위원장이 내년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 조절 등이 필요하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홍 위원장은 또 “최저임금제와 관련해서 보완책이 필요하다”며 “(정부도) 최저임금 인상 보완책을 많이 내놨다”고 말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펴면서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노력은 부족했다”며 “제조업 구조조정으로 위기를 겪는 지역 경제를 위한 사회안전망 확충에 더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홍 위원장은 소득주도성장의 이론적 전제(임금 상승이 경제 성장 속도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에 오류가 있다는 학계의 지적에는 “일반적 데이터 및 통념과는 다른 새로운 문제 제기가 나온 것인 만큼 학술적으로 진지하게 논의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홍장표 "성장잠재력 저하되고 분배 악화"
자성론 내놓는 문재인 경제정책 라인
문재인 정부 초대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홍장표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장이 소득주도성장의 수정과 보완을 강한 톤으로 언급한 것은 우려하던 부작용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홍 위원장은 8일 ‘2019 대국민 연구성과 보고회’ 기조연설에서 “한국 경제는 성장잠재력이 저하되고 있고 소득분배는 나빠지는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홍 위원장은 연설 뒤 “1분기 설비투자가 21년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는 기자의 질문에 “기업투자 활력을 높이기 위해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규제를 완화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들어 기업 투자가 회복될 것”이라며 “정부는 올해 성장률 목표치(2.6~2.7%) 달성을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위원장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청와대 정책라인과 부처 경제수장들 사이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부쩍 커지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을 비롯한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에 속도조절과 변화를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7일 열린 ‘문재인 정부 2주년 정책 콘퍼런스’에서 정해구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은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국정과제도 많다”며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드는 일이 아직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도 같은 행사에서 “문재인 정부 2년 동안의 변화가 국민이 기대하던 수준인가에 대해서는 스스로 채찍질하게 된다”며 “방향에 대해선 여전히 확고한 믿음이 있지만 방법론과 속도에 대해 엄정히 평가하겠다”고 말했다.
국책연구기관들의 정책 진단도 비슷했다. 서중해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이날 발표회에서 “한국 경제는 1990년대 중반까지 선진국을 추격하는 성장으로 고성장을 이뤘다”면서도 “혁신적 경제로 변화가 더디고 자본과 노동력의 투입 대비 성과가 부진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원혁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7일 콘퍼런스에서 “문재인 정부는 초기 부동산정책에서 문제점을 드러냈고, 재정정책에서도 (지난해에만) 25조4000억원 초과세수로 내수 부진을 야기했다”며 “경제에서는 75점 이상을 주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이어 “정부가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제, 혁신성장 등 세 가지 경제정책 가운데 공정경제를 최우선으로 내걸었어야 했는데 그보다 소득주도성장에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홍 위원장은 이날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주최로 열린 ‘2019 대국민 연구성과 보고회’에서 기자와 만나 “소득주도성장 정책 가운데 필요한 부분은 수정하고 보완하면서 미진한 것들은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기조는 바뀌지 않는다”는 종전 발언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소득주도성장 정책 여파로 고용이 줄고 소득 양극화가 심화하는 등 논란이 커지자 정책 설계자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홍 위원장이 내년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 조절 등이 필요하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홍 위원장은 또 “최저임금제와 관련해서 보완책이 필요하다”며 “(정부도) 최저임금 인상 보완책을 많이 내놨다”고 말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펴면서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노력은 부족했다”며 “제조업 구조조정으로 위기를 겪는 지역 경제를 위한 사회안전망 확충에 더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홍 위원장은 소득주도성장의 이론적 전제(임금 상승이 경제 성장 속도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에 오류가 있다는 학계의 지적에는 “일반적 데이터 및 통념과는 다른 새로운 문제 제기가 나온 것인 만큼 학술적으로 진지하게 논의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홍장표 "성장잠재력 저하되고 분배 악화"
자성론 내놓는 문재인 경제정책 라인
문재인 정부 초대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홍장표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장이 소득주도성장의 수정과 보완을 강한 톤으로 언급한 것은 우려하던 부작용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홍 위원장은 8일 ‘2019 대국민 연구성과 보고회’ 기조연설에서 “한국 경제는 성장잠재력이 저하되고 있고 소득분배는 나빠지는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홍 위원장은 연설 뒤 “1분기 설비투자가 21년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는 기자의 질문에 “기업투자 활력을 높이기 위해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규제를 완화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들어 기업 투자가 회복될 것”이라며 “정부는 올해 성장률 목표치(2.6~2.7%) 달성을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위원장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청와대 정책라인과 부처 경제수장들 사이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부쩍 커지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을 비롯한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에 속도조절과 변화를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7일 열린 ‘문재인 정부 2주년 정책 콘퍼런스’에서 정해구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은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국정과제도 많다”며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드는 일이 아직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도 같은 행사에서 “문재인 정부 2년 동안의 변화가 국민이 기대하던 수준인가에 대해서는 스스로 채찍질하게 된다”며 “방향에 대해선 여전히 확고한 믿음이 있지만 방법론과 속도에 대해 엄정히 평가하겠다”고 말했다.
국책연구기관들의 정책 진단도 비슷했다. 서중해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이날 발표회에서 “한국 경제는 1990년대 중반까지 선진국을 추격하는 성장으로 고성장을 이뤘다”면서도 “혁신적 경제로 변화가 더디고 자본과 노동력의 투입 대비 성과가 부진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원혁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7일 콘퍼런스에서 “문재인 정부는 초기 부동산정책에서 문제점을 드러냈고, 재정정책에서도 (지난해에만) 25조4000억원 초과세수로 내수 부진을 야기했다”며 “경제에서는 75점 이상을 주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이어 “정부가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제, 혁신성장 등 세 가지 경제정책 가운데 공정경제를 최우선으로 내걸었어야 했는데 그보다 소득주도성장에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