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08 월가브리핑]



[유로존 덮친 경기침체…경제전망 하향 조정]

트럼프발 관세 인상 경고가 글로벌 증시에 계속해서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오늘 뉴욕증시뿐만 아니라 유럽증시도 일제히 급락했는데요,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유로존에서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내림세가 더욱 두드러졌습니다. 다시 한 번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불거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되는데요, 구체적인 사안들 살펴보시죠.

현지시간 7일 뉴욕증시는 3대 지수 모두 하락하며 마감됐습니다. 크게 두 가지 이유를 꼽을 수 있겠는데요, 첫 번째 이유는 앞서 월가브리핑 1부에서 살펴보셨듯이 미중 무역분쟁의 재점화였습니다. 어제, 오늘 이틀 연속 미국증시에 큰 타격을 입혔고요, 두 번째 이유는 바로 유로존의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이었는데요, 유럽연합이 무역전쟁과 브렉시트 등을 이유로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3%에서 1.2%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오늘 새벽에 마감한 유럽증시, 일제히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 전반적인 유럽 시장 분위기를 알려주는 스톡스600지수는 거의 모든 섹터가 약세를 보이며 전장보다 1.37% 떨어진 381.64p에 거래 마쳤습니다. 이 외에 독일, 프랑스, 영국 증시 모두 파란 불을 켰습니다.

유럽연합은 오늘 발표한 분기 경제전망에서 유로존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2%로 내렸습니다. 지난 2월에 발표된 전망에서는 1.3%를 예상했었는데, 3개월 만에 이 수치를 또다시 낮춰 잡으면서 유로존의 경제성장 엔진이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더불어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도 1.6%에서 1.5%로 하향 조정됐습니다.

EU 집행위원회는 무역 긴장 고조가 가장 큰 충격이 될 것이고, 경제 성장 전망에 상당한 불확실성이 남아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집행위가 꼽은 경제성장세 둔화 요인으로는 크게 세 가지를 정리할 수 있겠는데요,



먼저 미중 무역협상의 난기류 속에 전 세계 무역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 두 번째로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의 약세, 마지막으로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이른바 `노딜 브렉시트`가 여전히 가능하다는 점을 제시했습니다. 물론 그 중에서도 무역 관련 이슈가 가장 큰데요, 지금 보고 계신 폴리티코 기사 제목에서도, 무역 긴장이 유로존의 경제 전망을 끌어내렸다고 표현한 모습을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국가별로도 살펴볼까요? 유로존은 독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기존 1.1%에서 0.5%로 대폭 낮췄습니다. 절바 수준으로 떨어뜨린 것이고요, 내년도 성장 전망도 역시 1.7%에서 1.5%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이탈리아에 이어서 두 번째로 안 좋은 수준입니다. EU는 “독일의 성장 회복이 예상보다 느릴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이탈리아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가 상당히 높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재정적자는 현재 심각한 수준입니다. 유로존 3대 경제국인 이탈리아의 경우 포퓰리즘 정부가 재정지출 축소를 거부함에 따라 올해 공공부채가 국내총생산의 133.7%로 늘어나고, 2020년인 내년에는 135.2%까지 증가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는 EU 집행위가 공공부채 상한선으로 각 회원국에 권고하는 `GDP의 60%`의 두 배를 넘어서는 수준이고, EU 회원국들 가운데 최근 구제금융을 졸업한 그리스 다음으로 높은 비율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유로존뿐 아니라 세계 경제 성장이 위협받고 있는 현 시점에서, 각국의 노력이 절실해 보입니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될 기미를 보이는 가운데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양국 간 통상 문제를 둘러싼 새로운 긴장이 세계 경제를 위협한다며 조속히 해결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현지시간 7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파리포럼에서 한 발언입니다. 프랑스 경제재무부 장관도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 고조가 유럽 경제, 더 나아가 글로벌 경제에 부담이 되는 만큼 미중 갈등 확전을 막고, 보호무역주의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외에 경제 전문가들은 ECB의 유연한 통화정책도 요구했는데요, 대내외적으로 유럽의 경기 둔화 우려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전세원

한국경제TV 핫뉴스




ⓒ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