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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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에서 비어 있는 중원을 우리 땅이 아니라고 안 갈 이유가 없죠.”

더불어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인영 의원(사진)은 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유연한 진보정치로 중도층을 끌어안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국민의당이 붕괴하고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이 그 대안이 되지 못하면서 한국에서는 중도층이 갈 곳이 없어졌다”며 “지금과 같은 ‘꼰대 진보’로는 이들을 끌어안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유한국당 등) 보수 세력과 미래를 위한 혁신을 갖고 경쟁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의원은 “한국 정치는 유연한 진보와 유능한 보수가 끌고 나가야 한다”며 “원내대표가 되면 중도적이거나 경우에 따라선 보수적인 정책일지라도 당장 자영업자, 중소기업, 청년 등에게 힘이 될 수 있다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구상하는 원내대표 역할을 축구의 미드필더로 설정했다. 이 의원은 “왼쪽이 비면 왼쪽으로, 가운데가 비면 가운데로 볼을 공급하겠다”며 “왼쪽으로만 볼을 주는 것은 제대로 된 미드필더 역할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신념이 바뀐 것 아니냐’는 당내 일각 지적에 대해서는 “신념을 바꿔 어려운 민생을 구제한다면 못 바꿀 것도 없다”며 “애초의 신념과 지금 생각이 본질적으로 다른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 의원은 유연하게 추진할 정책 사례로 최저임금을 들었다. 그는 “그동안은 너무 인상률 중심으로 최저임금 제도를 운영했다”며 “대기업 최저임금 인상분이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에게 흘러 들어갈 수 있는 메커니즘을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한국당과의 ‘규제 빅딜’ 구상도 소개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은 촘촘한 규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주장하는 반면 한국당은 포괄적 규제와 기업의 책임 면탈을 주장하고 있다”며 “사회적 합의를 통해 포괄적 규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이라는 패키지 딜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한국당과의 관계 개선과 관련해서는 “선거제 개편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문제는 시간이 꽤 남았기 때문에 일단 그대로 놔두겠다”며 “우선 자영업자, 청년 등 민생 문제를 논의하며 여야 관계를 복원하겠다”는 복안을 내놨다. 청와대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지금은 당이 주도해야 하는 시기”라고 못 박았다. 이 의원은 “청와대가 뒷받침하겠지만 결국 총선은 당이 치르는 것”이라며 “다만 청와대와의 소통은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임도원/김소현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