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위협하는 협심증, 남녀별 통증 달라
협심증은 심장 근육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에 동맥경화반이 쌓이면서 혈류가 막혀 발생하는 질환이다. 오래 쓴 수도관에 이물질이 끼는 것처럼 동맥경화로 관상동맥이 좁아지면서 혈액순환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발견과 치료가 늦으면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협심증을 대표하는 증상이 흉통이다. 그런데 이런 흉통도 남녀별로 발생 양상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왔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연구팀(조동혁·박성미·심완주)은 협심증 환자 1천549명을 대상으로 흉통 발생 양상을 비교 연구한 결과, 남성은 증상이 전형적이지만 여성은 비전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통증을 주로 호소하는 부위는 남성이 왼쪽가슴, 여성은 상복부였다. 통증 양상으로는 남성이 쥐어짜는 통증을 호소하는 데 비해 여성은 둔하고 애매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증상의 지속시간에서도 남녀별 차이가 컸다. 남성은 5분 이내로 짧은 통증이 48.4%로 많았지만, 여성은 5분 이상 지속하는 경우가 54.6%에 달했다. 심지어 1시간 이상 통증이 지속하는 사례도 여성에서는 27.0%나 됐다.

다만, 남녀를 불문하고 협심증이 의심되는 환자 중 가슴 한가운데가 아프거나 계단 오르기 같은 활동으로 증상이 악화하는 경우에는 관상동맥혈관이 협착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조동혁 교수는 "가슴 한가운데 통증이 운동으로 악화하는 경우에는 순환기내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면서 "남성과 여성 증상 차이가 큰 만큼 정확한 협심증 감별을 위해서라도 증상을 명확히 구별해 진료에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심완주 교수는 "지금까지 협심증 증상은 서양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적용하면서 국내 임상 현실과 다소 차이가 있었다"면서 "한국인에게 적합한 진단기준 확립을 통해 국가 보건의료수준이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대한내과학회지` 최근호에 발표됐다.

김주리기자 yuffie5@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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