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상장적격성 심사 관련 심의대상 제외 결정, 경영 정상화 탄력
한진중공업 상장유지 결정으로 주식 매매거래 재개
사진설명: 부산영도구 봉래동에 있는 한진중공업 모습.한진중공업 제공.

한진중공업(대표 이병모)의 주권 매매거래가 재개된다. 상장 유지가 결정되면서 침체된 부산 지역경제에도 활력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22일 한진중공업에 대해 기업심사위원회 심의대상 해당 여부를 검토한 결과 심의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2월 13일 정지된 한진중공업의 주식 매매거래가 23일부터 재개된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2월 자회사인 수빅조선소 회생신청으로 자본잠식이 발생하여 주식 매매거래가 일시 정지된 상태다.

그러나 현지은행들이 채무조정에 합의하고 국내 채권단도 출자전환에 적극 동참하면서 68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과 차등 무상감자 등의 내용이 포함된 채권단 경영정상화 방안이 확정됐고, 자본잠식 우려를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주식 매매거래가 재개되고 감자와 출자전환을 통해 자본잠식 상태가 해소되면 한진중공업은 수빅조선소로 인한 부실을 모두 털어내게 된다. 뿐만 아니라 국내외 채권은행이 대주주로 참여하면서 오히려 재무구조는 더욱 탄탄해질 전망이다.

한진중공업 역시 경영 정상화 행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도조선소는 지난 2016년 자율협약 체결 이후 군함 등 특수선 수주로 총 27척 1조 2000억원 상당의 물량을 확보했다. 생산공정 역시 차질 없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사업의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는 건설부문 수주 잔량만도 4조원 대에 달한다.

인천 율도부지 등 7천억원 대에 이르는 부동산과 함께 동서울터미널 현대화사업도 가시권에 들어와 개발에 따른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영도조선소 부지 개발은 한진중공업만이 보유한 최대의 경쟁력으로 평가받는다.

부산 지역사회와 경제계에서도 한진중공업이 ‘클린 컴퍼니’로 탈바꿈해 하루빨리 부산지역 경제에 이바지해주기를 바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수빅조선소 회생신청과 한진중공업의 자본잠식, 르노삼성자동차의 노사갈등 장기화, 모그룹의 위기로 새 주인을 찾고 있는 부산에어 등 부산지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진중공업측은 “거래소의 상장 유지 결정으로 기업계속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일거에 해소됐다”며 “회사의 기초역량을 강화하고 수익성 및 미래 성장기반을 확보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모든 구성원이 전력을 경주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주식매매가 재개되지만 오는 29일까지만 거래가 재개된다.30일부터 5월 20일까지 대주주는 100% 무상소각, 일반주주는 5:1 무상감자에 따라 다시 주식 매매거래가 정지될 예정이다. 무상감자에 따른 신주권 교부예정일은 5월 20일이며 5월 21일에 거래 개시(감자 신주상장)된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