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미국 주요 경제지 포브스가 선정한 '글로벌 50대 블록체인 기업'에 삼성이 포함된 반면 애플은 제외됐다. 양사의 엇갈린 블록체인 행보에 눈길이 쏠린다.

포브스가 업계 컨설턴트와 전문가들 자문을 받아 최근 발표한 블록체인 50대 기업 명단에는 'JPM 코인'을 발행한 JP모건을 포함해 인텔·마이크로소프트·나스닥 등 주요 미국 기업들이 대거 포진했다.

국내 기업 가운데 삼성SDS가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포브스는 삼성SDS에 대해 "자체 개발한 '넥스레저' 블록체인 플랫폼을 활용해 자사 배터리 제조 관련 계약을 관리하고 블록체인 기반 신원확인 시스템을 만드는 등 낡은 시스템을 혁신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미국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은 명단에서 빠졌다. 블록체인과 관련된 행보 자체가 사실상 전무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각종 기술에서 라이벌로 꼽혀온 삼성과 애플이지만 블록체인에서만큼은 차이가 있다.

삼성의 행보는 빠른 편이다. 지난 2016년부터 그룹 내 금융 계열사간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도입했다. 삼성SDS는 2017년 블록체인을 차세대 먹거리로 지목하고 금융·물류·공공 분야 등에서 다양한 블록체인 솔루션을 내놓고 있다. 결정적으로 삼성전자는 지난달 국내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10에 암호화폐 지갑을 탑재해 주목 받았다.


반면 애플은 주요 경쟁사들이 블록체인 관련 제품들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까지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포착된 움직임은 지난 2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보고서를 통해 '책임광물규제 인증 이니셔티브(RMI)'의 블록체인 가이드라인 작성에 동참한 것으로 밝혀진 정도가 전부다.

삼성이 암호화폐 지갑을 출시한 이후 업계에선 애플이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정작 애플이 내놓은 것은 신용카드와 크게 다르지 않은 기능의 '애플 카드'였다. 올 여름 출시 예정인 애플 카드는 즉시 발급·파격적 캐시백·투명한 정보 등을 내세우고 있다.

애플 카드 발행사는 골드만삭스다. 기존 금융기관과 연결된 형태로 블록체인이나 암호화폐 등의 최신 기술이 적용된 것도 아니다.

블록체인 등 신기술 응용사업에 주력하는 삼성과, 자신 있는 분야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을 '생태계에 가두는 전략'을 구사하는 애플 중 누가 웃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