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뒤 '트럼프' 만나는 문 대통령…'비핵화 협상' 재가동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워싱턴 회담이 나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번 정상회담이 3차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문 대통령은 오는 11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기 위해 10일 워싱턴 DC로 향한다. 이번 회담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첫 정상외교라는 점에서 비핵화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회담은 급격히 저하된 북미 협상의 동력을 되살리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비핵화 방법론을 둘러싼 북미 간 이견이 확인된 만큼 현재 상황에 대한 인식 공유와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메시지가 나오는 게 중요하다. 정상 간 교류가 이어지는 톱다운 방식의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공감대를 확인하는 게 급선무다.

미국이 하노이 결렬 후 제재 유지라는 강경 입장을 밝히면서 북한은 대화 이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양국 간 신경전이 고조된 만큼 협상 테이블에 북미 정상을 앉히는 상황이 지금으로는 가장 중요하다.

다행히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신뢰의 목소리를 앞세우면서 톱다운 대화는 유효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3차 북미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기대가 높은 이유다.

이에 문 대통령 지난 1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남북미 모두 과거로 돌아가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분명히 확인되고 있다"고 강조했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북미대화 모멘텀을 계속 유지하는 게 제일 관건이라는 데 (한미의) 상황 인식이 같다"고 전했다.

다만 문제는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 방법론에 대한 이견을 좁힐 접점을 찾을 수 있는 지에 있다. 미국은 '일괄타결론', 북한은 '단계론'을 주장하고 있는데 청와대는 비핵화 로드맵을 두고 한미 사이에 이견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비핵화를 풀어내는 단계별 전략에 대해서는 한국과 미국도 온도차가 있다. 미국은 '빅 딜'을 의미하는 일괄타결론을 앞세우지만 청와대는 '올 오어 낫씽'(All or Nothing·전부 아니면 전무) 전략을 재고해야 한다는 태도다.

한미 정상이 비핵화에 대한 단계별 전략에 공감대를 형성할 경우 문 대통령은 북측에 북한이 큰 그림의 비핵화 합의에 호응해줄 것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하노이 결렬 이후 일각에서 제기하는 한미공조 이상설은 진화하고 동맹을 단단히 만드는 것도 이번 회담의 핵심 포인트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일부에서는 한미동맹 간 공조의 틈을 벌리고 한반도 평화의 물길을 되돌리려는 시도가 있다"고 지적한 뒤 "한미는 60년이 넘는 동맹의 역사에 걸맞은 긴밀한 소통과 공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백악관도 앞서 지난달 28일 한미정상회담 개최 소식을 발표하면서 "한미동맹은 한반도와 그 지역의 평화와 안전의 핵심축으로 남아있다. 이번 방문은 이 동맹과 양국 간의 우정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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