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과 인터뷰중인 스테판 러스트(Stefan Rust) 비트코인닷컴 비즈니스 총괄
한경닷컴과 인터뷰중인 스테판 러스트(Stefan Rust) 비트코인닷컴 비즈니스 총괄
"현재 가상화폐(암호화폐) 생태계에는 약 5000만명 정도 사용자가 들어와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1994~1995년경 인터넷 사용자 수와 비슷하죠. 우리가 얼마나 암호화폐 산업의 초기 단계에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지난 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개최된 열린 '분산경제포럼(디코노미) 2019'에서 한경닷컴과 인터뷰한 스테판 러스트(Stefan Rust) 비트코인닷컴 비즈니스 총괄(사진)은 현재 암호화폐 상황을 이같이 짚었다.

스테판 총괄은 "당시엔 구글도 존재하지 않았다. 전세계 인터넷의 표준이 된 TCP/IP 프로토콜 역시 그 당시 표준 프로토콜도 아니었다"면서 "비트코인캐시가 초기 단계인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빠르게 표준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비트코인닷컴은 전세계 5위 암호화폐 비트코인캐시를 이끄는 암호화폐 기업이다. 글로벌 암호화폐 전문 미디어 '비트코인뉴스'를 비롯해 암호화폐 관련 지갑 서비스, 채굴 사업, 플랫폼 사업, 게임 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비트코인닷컴 암호화폐지갑에는 약 400만개의 활성화된 주소가 존재한다. 매일 1만5000건 상당의 활동이 발생하며 지갑 앱(응용프로그램)도 일평균 8000건 다운로드된다.

비트코인닷컴은 금융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암호화폐 지갑 앱을 통해 이용자들이 암호화폐 수탁 서비스 등 보다 좋은 금융 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경닷컴과 인터뷰중인 스테판 러스트(Stefan Rust) 비트코인닷컴 비즈니스 총괄
한경닷컴과 인터뷰중인 스테판 러스트(Stefan Rust) 비트코인닷컴 비즈니스 총괄
개발자 육성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비트코인캐시의 블록체인 위에서 작동되는 앱들을 육성하기 위해서다. 비트코인닷컴은 이를 위해 개발자들이 쓸 수 있는 도구모음(Tool Set)을 만들었다.

스테판 총괄은 "우리는 개발자들이 프로토콜 위에서 앱을 만들려 할 때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다"며 "이제 개발자들이 비트코인캐시 플랫폼을 활용해 스마트 계약이나 토큰을 쉽게 만들 수 있게 됐다"고 의미 부여했다.

비트코인닷컴은 연내 블록체인 개발자들을 위한 해커톤을 국내에서 개최할 계획. 스테판 총괄은 "개발자들에게 비트코인캐시 플랫폼을 더 많이 알리자는 취지"라며 "한국은 세계 톱5 안에 드는 암호화폐 시장이고 뛰어난 개발자들이 많다. 우리는 한국과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캐시 시세는 한경닷컴과 인터뷰한 당일까지 3일간 무려 80% 넘게 급등했다. 그는 "같은 기간 비트코인이 약 20% 오른 것에 비하면 상승폭이 크지만 우리는 여전히 비트코인캐시가 상당히 평가절하돼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비트코인캐시를 진정한 '결제수단'으로 사용하길 원한다"고 역설했다.

비트코인캐시의 다음 목표는 개인간(P2P) 가치전송 체계의 '표준'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카카오톡의 보이스톡, 스카이프 등에 사용되는 음성 인터넷프로토콜(VoIP)을 사례로 들었다.

예컨대 과거엔 국제통화를 하려면 비싼 돈을 내고 통신사 제공 유선망을 통해 전화해야 했지만, 이젠 대부분 인터넷 전화인 VoIP를 활용해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빠르게 통화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스테판 총괄은 "전화가 VoIP로 발전한 것처럼 암호화폐도 금융이 일종의 '통화 인터넷프로토콜(Money over IP)'로 발전한 형태"라며 "금전적인 가치 자체를 인터넷에 실어보낼 수 있게 됐다. 다가올 미래에는 암호화폐가 '미래 금융' 그 자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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