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지속하되 민심 살피라는 뜻 겸허히"…자세 낮추고 총선 전략 고민
"창원성산 졌으면 어쩔 뻔 아찔"…당 일각선 靑 불만도 고개

더불어민주당은 4일 4·3 보궐선거를 통해 드러난 일부 민심의 이반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국민이 촛불혁명을 통해 부여한 민생개혁과제를 완수하기 위해 더욱 정성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민주 "국민 위대하고 민심 무서웠다"…보궐선거 결과에 각성
윤호중 사무총장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국민은 위대하고 민심은 무서웠다"며 "촛불혁명 이후의 개혁을 지속하되 민심을 잘 살펴서 앞으로 나아가라는 국민의 뜻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윤 총장은 이번 보궐선거 결과가 내년 총선 준비에 시사하는 바에 대해 "민생경제나 개혁과제 해결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당대표 비서실장인 김성환 의원도 통화에서 "문재인정부가 국민의 염원을 위해서 반드시 성공해야 하고, 그러려면 조금 더 겸손하고 진지하게 임하라는 민심의 명령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저도 선거를 여러 번 치러 봤지만, 일시적인 호불호나 유불리를 따지는 것보다는 정말로 얼마나 진심을 다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서면 논평에서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을 반영해 민생회복과 지역경제 활성화, 사회개혁과업의 완수를 위해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에서 높은 투표율이 나온 것은 '정치로 민생을 살피라'는 국민의 여망 때문일 것"이라며 "야당은 민생경제 회복과 개혁입법 처리에 힘을 모아줄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페이스북 글로 "겸허하게 책임있게 끈기있게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며 "국민의 뜻을 더 세심하게 살피고 더 유연하게 판단하고 더 확실하게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영·고성은 자유한국당이 40여년 동안 독주하고 지난 총선에서 무투표로 당선된 지역이다.

통영·고성 시민들께서 모아주신 36%의 지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며 "내년 총선에서 새로운 정치질서를 만들도록 성과는 이어가고 부족한 부분은 채워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임종성 의원은 페이스북에 "어찌 보면 민주당이 국민에게 경고장을 받은 선거"라면서 "선거 현장뿐 아니라 최근 지역을 다니다 보면 먹고살기 힘들다는 목소리를 유독 많이 듣는다.

더 이상 모든 걸 정부 탓만 할 수 없다.

이제 오롯이 모든 게 우리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을 대하고 무엇보다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보여야 한다.

성과를 보여야 한다"며 "당이 명운을 걸고 집중해야 할 지점"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민주당 내에서는 경남 창원성산에서 진보 단일 후보가 간신히 승리하고, 통영·고성에서 기대에 다소 못 미치는 득표율을 기록한 데 대해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도 역력했다.

선거운동 기간 도중 불거진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부동산 투기 논란, 일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검증 실패 등 악재가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반성이 함께 나왔다.

지원 유세에 조금 더 힘을 실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뒤늦은 후회도 있었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청와대 눈높이와 국민 눈높이가 안 맞았던 부분이 아쉬웠다"며 "정부·여당은 사실상 패배한 이번 선거를 깊이 성찰하고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판단해 정책 방향을 새롭게 설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은 "창원성산에서 파란 잠바 입고 조금 더 설쳤으면 확실히 이겼을 것"이라며 "이러다 졌으면 어쩔 뻔했나.

전략 미스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 대 0으로 졌으면 난리가 났을 텐데, 어쨌든 1 대 1이 돼 대놓고 얘기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그래도 청와대가 내각 인사도 그렇고 세밀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