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임팩트’입니다. 골프 스윙의 목적, ‘스윙의 꽃’이라고나 할까요. 셋업, 어드레스, 테이크어웨이, 백스윙, 다운스윙은 모두 임팩트를 위한 준비과정일 뿐이죠. 임팩트의 중요성을 더 강조할 이유는 없을 듯합니다. 골퍼분들이 오히려 더 절실하게 느끼고 있으니까요.

흔히 임팩트를 ‘진실의 순간(moment of truth)’이라고 말합니다. 말 그대로 스윙의 모든 준비 동작이 자연의 물리 요소와 결합해 나타나는 결과물이니, 어떤 변명도 없이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공이 어디로, 어떤 구질로 날아갔느냐를 누구 탓으로 할 게 아니라는 것이지요. ‘8자 스윙’의 짐 퓨릭(미국)이든, ‘낚시꾼 스윙’의 최호성 프로든 이 순간만큼은 놀랍도록 비슷한 동작을 하고 있다는 것도 흥미로운 일입니다.
"임팩트, 이미지 먼저 잡아야 손맛 좋은 '굿팩트' 感이 팍 와요!"
배치기, 팔 힘주기는 ‘임팩트의 敵’

좋은 임팩트는 빠른 헤드 스피드로, 힘을 제대로 실어서, 스위트 스폿에 정확하게 공을 맞힐 때 나온답니다. 세계랭킹 1위이자 장타왕인 더스틴 존슨(미국)이 대표적입니다. 그는 임팩트 이후 클럽헤드를 바짝 당겨 돌리는 일종의 ‘챔질’을 통해 헤드 스피드를 가속시킵니다. 타깃 왼쪽 방향으로 몸통을 끌어당기며 회전하는 왼쪽 엉덩이, 변하지 않는 척추각, 임팩트 순간까지 풀지 않는 코킹 등 강한 임팩트의 원천 요소를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같은 임팩트라도 폭발력이 다르니 ‘영혼이 있는 임팩트’라고 할까요. 몸이 만드는 에너지(구심력)와 자연력(중력)을 임팩트 구간으로 잘 모아주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말하자면 채찍질과 해머질의 특징을 잘 섞어놓은 듯한 임팩트 기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써야 할 곳과 써야 할 때를 잘 가려 힘을 쓴다고도 말할 수 있겠죠.

아마추어들은 어떨까요. 회전축이 제멋대로 흔들리고, 척추각이 무너지며, 스윙의 시퀀스가 엉키는 경우가 많아요. 당연히 임팩트에 가해지는 힘이 분산될 수밖에요. 엉덩이를 배치기로 내밀거나 임팩트 순간 팔과 어깨 등에 힘을 바짝 집어넣어 하체에서부터 애써 올라온 힘까지 차단하는 일도 많고요. 모두 좋은 임팩트의 적(敵)입니다.

50원 크기 ‘임팩트 마크’ 만드는 데 10년

좋은 임팩트를 터득하는 건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입니다. 제가 겪은 이야기입니다. 아버지는 저에게 “클럽페이스에 500원짜리 동전만한 마크(볼 스크래치 흔적)가 하나 그려지면 큰 용돈을 주겠다”고 하셨습니다. 이게 3년 만에 그려지자 다음엔 “50원짜리 동전으로 줄이면 더 큰 용돈을 주겠다”고 하셨죠. 이게 정말 어려웠습니다. 제 생각에 거의 매일 공을 친 지 10년 만에야 클럽페이스 한가운데에 작은 동전 같은 ‘임팩트 마크’가 만들어지더라고요.

그런데 아마추어 골퍼들은 500원짜리는커녕 페이스 대부분에 이런 스크래치 마크가 새겨진 경우가 많습니다. 임팩트가 일정하게 만들어지지 않아서죠. 이런 분들은 임팩트 순간을 동작으로 구현해 보라고 해도 잘 못하는 경우가 십중팔구입니다. 그냥 클럽을 휘둘러 공을 때리는 데만 집중하기 때문이죠. 임팩트 이미지가 없거나 약하다는 얘기입니다. 낚시를 하면서도 손맛을 모르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죠.

좋은 임팩트를 만드는 데는 정말로 많은 이론이 있습니다. 저는 한 가지를 강조하고자 합니다. 이미지 훈련입니다. 임팩트 동작 이미지를 의식 속에 강화하는 겁니다. 몸은 강화된 의식을 따라 하게 됩니다. 스윙 연습도 이미지를 강화하는 방식을 권하고 싶습니다. 저는 ‘파워백’을 자주 썼습니다. 아이언클럽으로 백 앞에 정확히 어드레스한 뒤 이 백을 공처럼 끊어치듯 때려보는 겁니다. 임팩트 직전에 클럽헤드를 가속시키는 요령, 멈추는 요령, 적은 힘으로도 큰 소리를 내는 요령 등을 터득할 수 있습니다. 임팩트 순간 클럽페이스가 닫히는지, 열리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자신의 실제 스윙 동작이 자신이 갖고 있는 스윙 이미지와 일치하는지도 확인하게 됩니다.

파워백이 없으면 실내에서 맨손으로 정확한 임팩트 동작을 반복해서 만들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왼쪽 어깨가 열리지 않고 머리가 공 뒤에 남겨져야 한다는 점을 특히 신경 써야 하는 걸 잊지 마시고요. 임팩트에는 지름길이 없습니다.

김영 < 골프인스트럭터·방송해설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