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디스플레이가 1분기 나란히 영업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이어지면서 LCD 패널 가격이 하락한 상황에서 스마트폰용 OLED 수요가 줄어들면서 실적이 악화된 것이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패널 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들고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출시되면서 실적을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LG디스플레이가 1분기 나란히 영업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이어지면서 LCD 패널 가격이 하락한 상황에서 스마트폰용 OLED 수요가 줄어들면서 실적이 악화된 것이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패널 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들고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출시되면서 실적을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이 위기를 맞았다. 올 1분기 삼성·LG디스플레이의 동반 적자가 예상된다.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이 하락한 데다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요까지 줄어든 탓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1분기 각각 6000억원대, 1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전망. 2년 전(2017년 1분기)만 해도 양사가 각각 1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충격적 부진이라 할 만하다.

디스플레이 시장은 통상 1분기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실적이 감소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심각하다. 대형 LCD 패널 가격 하락에 중소형 OLED 패널 수요 부진이 겹쳤다. 예상대로 양사가 나란히 영업손실을 기록한다면 2012년 삼성디스플레이 출범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가 전날 이례적으로 '1분기 예상실적 설명자료'를 내고 "디스플레이 사업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강조한 것도 이같은 이유다. 삼성은 "LCD 패널의 비수기 속 중국 패널업체 설비 증설로 인한 공급 증가로 당초 예상 대비 가격 하락폭이 확대됐다. 플렉서블 OLED 대형 고객사 수요가 감소하고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LCD와의 가격 경쟁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용 OLED 패널 시장의 95%를 독점하고 있다.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진 상황에서 글로벌 경기 둔화까지 더해져 스마트폰 판매량이 줄었다. 주요 고객사인 애플이 미중 무역갈등 여파로 아이폰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LG디스플레이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월 98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LG디스플레이는 계절적 성수기에 힘입어 하반기 영업익을 내며 흑자 전환했다. 하지만 LCD 가격이 다시 하락하면서 올 1분기 1000억원대 영업손실이 예고됐다. 매출 비중의 80% 이상인 LCD 패널 가격이 실적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 것이다.

실제로 대형 LCD 패널의 중국 업체 점유율은 지난해 31%에서 올해 33%로 올랐다. 반면 삼성·LG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은 28%에서 20%로 줄었다. LG디스플레이가 LCD 대신 OLED를 앞세워 수익성 강화 전략에 집중하는 이유다.

단 하반기부터는 작년과 유사하게 LCD 패널 가격이 안정화되면서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LCD 패널 가격 하락을 주도한 중국 1위 디스플레이 업체 BOE 재무 상황이 악화되면서 패널 공급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 무분별한 공급량 확대로 패널 가격 하락을 주도했던 BOE가 자충수에 빠지면서 패널 가격 하락이 완만하거나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삼성디스플레이의 L8-1 라인 가동 중단, 차이나스타(CSOT)의 10.5세대 생산라인의 저조한 수율이 겹치면서 패널 가격은 당분간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 패널의 경우 갤럭시S10용 플렉서블 OLED 공급 본격화로 2분기 실적 개선 여지가 있다. 또한 2분기부터는 디스플레이가 반으로 접히는 폴더블 스마트폰용 OLED 공급이 시작된다. 고부가가치 제품을 통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10월 하락세로 돌아선 LCD 패널 가격이 6개월만에 반등에 나섰다"며 "패널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흑자 전환 시기는 2분기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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