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훈 현대상선 신임 사장이 27일 공식 취임했다. 현대상선은 이날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배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그는 주총 이후 열린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에 올랐다. 배 사장은 LG반도체 미주지역 법인장, LG전자 부사장, 범한판토스 사장, 우송정보대 산학협력 부총장 등을 지냈다.
해운산업 재건을 목표로 지난해 출범한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설립 이후 처음으로 채권 발행을 통해 대규모 실탄을 조달한다. 유동성 위기를 겪는 국내 해운사에 대한 지원이 본격화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유일한 국적 원양 해운사인 현대상선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 프로젝트도 추진력을 얻을 전망이다.대규모 조달 ‘신호탄’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해양진흥공사는 이달 말 5000억원 규모 채권을 공모로 발행할 계획이다. 5년물 2000억원, 30년물 3000억원으로 나눠 발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오는 21일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수요예측(사전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30년물의 공모 발행은 지난해 4월 한국남동발전 이후 두 번째다.해양진흥공사는 채권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을 국내 해운사 지원에 쓸 방침이다. 해양진흥공사는 지난해 7월 정부가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국내 해운사들을 돕기 위해 한국해양보증보험, 한국선박해양, 한국해운거래정보센터를 통합해 설립했다. 출범 이전부터 해운업계의 기대가 컸지만 활용 가능한 현금이 부족해 그동안 공격적인 지원 활동을 펼치지 못했다.해양진흥공사의 납입자본금 3조1000억원 중 2조9000억원이 통합대상이던 한국선박해양(1조원)과 한국해양보증보험(5500억원)의 자본금, 정부가 출자한 항만공사 지분(1조3500억원) 등 현물로 채워져 있다.이런 이유로 해양진흥공사는 지난해 8월 말 국내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AAA)을 받고 채권 발행을 준비해왔다. 해양진흥공사법에 따르면 이 공사는 자본금의 네 배까지 채권을 발행할 수 있다. 법적으론 이번 채권 발행 후에도 추가로 11조원 이상의 채권을 발행하는 것이 가능하다. IB업계에선 해양진흥공사가 이번 채권 발행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끌어모을 것으로 보고 있다.해운업 지원 탄력받나해양진흥공사가 대규모 자금조달의 신호탄을 쏘면서 해운업계의 선박금융이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이 공사는 지난해 말 부산은행, 수협은행과 함께 총 9300만달러(약 1050억원) 규모의 선박금융 프로젝트 8건을 추진한 것을 시작으로 해운사에 대한 지원을 서서히 늘려가고 있다.지난 1월엔 기존 선박을 매입한 뒤 이를 다시 저렴하게 재용선해주는 ‘세일 앤드 리스백’을 받을 국내 7개 해운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해양진흥공사는 이들 7개사에 대한 심사를 마치는대로 총 500억~6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올해 두 차례 더 이 같은 방식으로 해운사들에 유동성을 공급할 계획이다.지난달 말에는 대한해운의 선박 구매에 힘을 보탰다. 대한해운이 국내 조선사에 발주한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2척을 구매하는 데 178억원 규모의 보증을 서기로 했다. 대한해운은 해양진흥공사의 보증에 힘입어 하나은행을 통해 후순위대출 금리를 크게 낮추는 데 성공했다. 선순위대출은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BNP파리바가 맡았다.현대상선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도입 프로젝트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9월 말 2만3000TEU급 12척과 1만4000TEU급 8척을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대형 조선사 세 곳에 발주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해양진흥공사는 산업은행과 함께 약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선박 구매비용 중 상당금액을 지원하기로 했다. 산은은 지난해 10월 현대상선이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6000억원)와 영구 전환사채(4000억원)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우선 1조원을 투입했다. 해양진흥공사가 어떤 구조로 현대상선의 선박금융을 지원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산업은행이 최대주주인 조선·해운회사의 최고경영자(CEO)가 대거 바뀐다. 현대중공업이 인수를 추진 중인 대우조선해양은 그나마 여건이 낫지만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현대상선과 한진중공업은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새 CEO들은 업황 부진을 극복하고, 회생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목표다.17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오는 29일 주주총회를 열어 이성근 거제 옥포조선소장(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한다.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를 졸업한 이 신임 대표는 1979년 대우조선에 입사해 선박해양연구소장과 중앙연구소장, 조선소장 등을 지낸 생산·기술 분야 전문가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이 부사장은 조선소장으로 현장 안정화와 건조 물량 적기 인도 등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20년 만에 민영화되는 대우조선의 수장을 맡아 매각을 반대하고 있는 노조 설득과 현장 안정 등 중책을 수행하게 됐다.현대상선도 27일 주총에서 배재훈 전 범한판토스 사장을 새 대표이사로 선임한다. 고려대 전자공학과를 나온 배 신임 대표는 1983년 럭키금성상사에 입사해 LG반도체 미주지역법인장과 LG전자 스마트폰 등을 담당하던 MC해외마케팅 부사장을 지내 정보기술(IT)산업 경험이 풍부하다. 2010~2015년엔 물류업체인 범한판토스 대표를 지냈다. IT와 물류산업을 두루 거쳤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배 대표는 해운업 침체로 2015년 2분기 이후 15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는 현대상선의 ‘턴어라운드(실적 개선)’를 이뤄내야 한다. 내년 4월로 끝나는 현대상선의 글로벌 해운동맹(머스크·MSC의 2M) 재가입도 풀어야 할 숙제다.1937년 문을 연 국내 최고(最古) 조선업체인 한진중공업도 29일 주총에서 STX조선해양 사장을 지낸 이병모 인하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를 새 대표로 선임한다. 이 신임 대표는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를 나와 대우조선 부사장과 대한조선 사장을 지내는 등 조선사 CEO 경험이 풍부하다.한진중공업은 올해 초 자회사인 필리핀 수비크조선소 부실로 산은에 경영권이 넘어갔다. 그는 군함 등 특수선 전문 조선소로 변신을 추진 중인 부산 영도조선소를 주축으로 회생에 나설 계획이다.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산업은행은 7일 현대상선 새 대표이사에 배재훈 전 범한판토스 사장(66·사진)을 내정했다. 산은은 현대상선의 최대주주다. 배 내정자는 오는 27일 현대상선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되면 정식 취임한다. 그는 고려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LG반도체 미주지역 법인장과 LG전자 MC해외마케팅담당 부사장, 범한판토스 대표 등을 지냈다.산은은 “대형 물류회사 최고경영자(CEO)를 성공적으로 지낸 물류 전문가로서 영업 협상력과 글로벌 경영 능력을 갖췄다”고 내정 배경을 설명했다.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은 지난 2월 실적 부진 책임을 놓고 산은의 퇴진 압박을 받다 사임 의사를 밝혔다. 산은은 지난 5일 현대상선 차기 대표 후보자 4명을 면접하고, 다음날 경영진추천위원회 결의를 거쳐 배 전 사장을 최종 후보자로 결정했다.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