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방해 여부 결론 못내렸지만 트럼프에 면죄부 준 것은 아니다"
뮐러 특검 보고서 요지…"러시아 제안 많았지만 공모 못밝혀"
2016년 미국 대통령선거에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을 겨냥한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2년 만에 막을 내렸다.

24일(현지시간)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상·하원 법사위원회에 제출한 뮬러 특검의 수사결과 보고서 요약본을 보면 특검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시 대선캠프 측과 러시아 사이의 공모 혐의를 확인하지 못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방해 혐의에 대해서도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추가 기소는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

다만 대선 당시 러시아 측이 트럼프 대선캠프에 '도와주겠다'는 제안을 여러차례 한 것으로 밝혀졌다.

다음은 뮬러 특검팀의 보고서 요지.

◇ "트럼프 캠프 포함 미국인의 공모 사실 못밝혀"
바 장관은 보고서 요약본을 통해 뮬러 특검의 보고서가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과 사법방해 의혹, 2개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고 밝혔다.

이 중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해 보고서는 러시아의 선거 개입 노력과 러시아 정부와 연계된 개인들이 이런 노력과 관련해 저지른 범죄의 증거를 담고 있다고 바 장관은 전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트럼프 캠프의 구성원들이 러시아의 선거 개입 행위를 공모하거나 함게 조율한 사실을 밝혀내지 못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구체적으로 러시아는 '인터넷 리서치 에이전시'라는 조직을 통해 가짜 정보를 퍼뜨리고 미국에서 사회적 불화의 씨앗을 뿌리기 위한 소셜 미디어 공작을 펼쳤지만, 이 과정에서 트럼프 캠프 관계자나 미국 시민이 IRA와 공모하거나 협력한 사실을 찾아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러시아 정부가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로 정보를 입수하고 이를 퍼뜨리기 위해 컴퓨터 해킹 작전을 펼친 것과 관련해서도 공모 혐의는 입증하지 못했다.

당시 러시아는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캠프와 민주당의 다른 조직과 연계된 개인의 컴퓨터들을 해킹하고 이메일을 입수한 뒤 이를 위키리크스 등을 통해 퍼뜨렸다.

보고서는 "러시아와 연계된 개인들로부터 '트럼프 선거운동을 돕겠다'는 제안이 다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캠프나 그와 연계된 누구도 러시아 정부와 공모하거나 조율한 사실을 찾아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뮐러 특검 보고서 요지…"러시아 제안 많았지만 공모 못밝혀"
◇ "사법방해 결론 못내려…면죄부 준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특검 출범 이전에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이끌던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고한 것을 두고 불거진 사법방해 논란에 대해선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바 장관은 요약본에서 뮬러 특검팀이 "사실에 기반한 철저한 조사를 한 뒤 조사한 (대통령의) 행동들이 사법방해죄에 해당하는지 아닌지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고 적었다.

뮬러 특검이 대통령의 행동과 의도가 사법방해로 간주될 수 있는지에 관한 법과 사실의 "어려운 이슈"를 미해결로 남겨뒀다는 것이 바 장관의 설명이다.

다만 뮬러 특검은 "이 보고서는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는지에 관해 결론을 내리지 않았지만, 그가 무죄라고 밝힌 것은 아니다"고 단서를 달았다.

그럼에도 법무부는 보고서를 토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사법방해죄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결정했다.

바 장관은 "나와 로드 로즌스타인 부장관은 특검 조사에서 나온 증거들은 대통령이 사법방해죄를 범했다는 사실을 규명하기에 충분치 않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우리의 결정은 현직 대통령의 형사기소를 둘러싼 헌법적 고려와 무관하게 내려진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 수사에서 사법방해에 해당할 수 있는 대통령의 어떠한 행동도 진행 중이거나 검토 대상인 법적 절차와 연계돼 있거나 부정한 의도로 이뤄졌음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이 이러한 결정의 근거라고 바 장관은 설명했다.

◇ 특검 추가 기소는 없어
이번 보고서는 뮬러 특검의 추가 기소가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힘으로써 수사의 완전한 종료를 알렸다.

바 장관은 "보고서는 어떠한 추가 기소도 권고하지 않았다"면서 "아직 공개되지 않은 밀봉된 공소장을 확보한 것도 없었다"고 전했다.

추가로 기소할 사건이 없음은 물론 언론에 알려지지 않은 다른 기소 건도 없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뮬러 특검은 트럼프 대통령의 옛 개인변호사인 마이클 코언, 마이크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폴 매너포트 전 트럼프 대선캠프 선대본부장 등 34명의 개인을 기소한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뮬러 특검은 이번 수사를 위해 19명의 변호사를 고용해 수사를 진행했다.

FBI 요원과 정보분석가, 법회계학자 등 40여명이 이들을 보좌했다.

수사 과정에서 특검은 2천800건 이상의 소환장을 발부했고, 500건에 가까운 수색 영장을 집행했으며, 통신기록 확보를 위한 230건 이상의 영장을 얻어냈다.

또 증거 확보를 위해 외국 정부들에 13건의 요청을 했으며, 500여 명의 증인을 면접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