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약 13개월 만에 대구를 찾았다. 이날 대구에서 열린 ‘로봇산업 육성전략 보고회’에 참석해 대구를 ‘미래 신산업 중심도시’로 변화시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이 대구를 찾은 것은 지난해 2월 2·28 민주운동 기념식에 이어 취임 후 두 번째다. 이번 대구 방문은 작년 10월 전북 군산을 시작으로 한 일곱 번째 지역경제 투어로, 여권 지지세가 약한 TK(대구·경북) 지역의 민심을 끌어안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대전에서 열린 ‘서해수호의 날’ 행사 참석을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맡기고 대구를 찾았다.

문 대통령은 보고회 인사말을 통해 “대구의 꿈을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 정부는 언제나 대구시민과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행사에는 대구 수성갑을 지역구로 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국회 대정부 질문 참석을 이유로 빠진 대신 자유한국당 출신인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의 지역경제 투어 행사에 야당 출신 광역단체장만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전통시장인 칠성종합시장을 방문하고 지역 경제인과 오찬 간담회를 하는 등 민심 행보를 이어갔다. 현직 대통령이 칠성종합시장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청와대는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칠성종합시장을 찾아 시민들에게 다가가 악수하는가 하면 ‘셀카’ 요구에도 일일이 응했다. 문 대통령은 권 시장, 상인 등과 함께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부터 구도심 상권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 브리핑을 들었다. 이후 문 대통령은 청과물 가게를 돌며 직접 쇼핑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칠성종합시장 인근 식당에서 대구 지역 경제인과 오찬 간담회를 했다. 간담회에선 로봇 혁신클러스터 조성 등 지역 특화산업 육성 방안을 비롯해 대구지역 경제 활력을 제고하기 위한 다양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곧바로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세계 물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세계 물 시장 선도도시 대구’로 나아가는 길에 정부도 발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이날 행보에 대해 “‘다함께 잘사는 나라’를 내세운 문재인 정부가 특정 지역을 고립시키는 인상을 줘서는 안 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