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얄블루 카드.(사진=우리카드)
로얄블루 카드.(사진=우리카드)
최근 우리카드가 프리미엄 신용카드 '로얄블루(ROYAL BLUE)'를 리뉴얼 출시했다. 하지만 변경된 카드 혜택을 살펴보니 기존 상품 대비 연회비는 인상됐고 혜택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우리카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18일 로얄블루 카드를 2종으로 개편해 선보였다.
우리카드는 "2014년 출시한 로얄블루 카드에 고객 선호도가 높은 포인트형을 신설하고, 기존 마일리지형은 항공마일리지 혜택을 강화한 업그레이드 상품"이라고 홍보했다.

그러나 개편된 마일리지형을 이전 상품과 비교해보니 업그레이드 상품이라는 설명과 달리 실제 고객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은 다운그레이드됐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우선 연회비가 인상됐다. 2014년에 출시된 로얄블루 마일리지형은 연회비가 비자·마스터는 30만원, 유니온페이는 29만5000원이었다. 반면 새롭게 선보이는 로얄블루는 33만원(비자·마스터)이다.

또한 연 1회, 고객이 택한 한 가지 서비스가 제공되는 프리미엄 기프트는 선택 사항이 대폭 줄었다. 프리미엄 기프트가 주어지는 기준도 상향됐다.

과거에는 △아시아지역 동반자 왕복 항공권 △신세계백화점 상품권 20만원 △신세계백화점 상품권 10만원+롯데시네마 영화관람권 12매 △특급호텔 2인 또는 3인 뷔페권 △SK주유권 20만원 △신라면세점 선불카드 20만원 교환쿠폰 △KTX(또는 SRT) 2인 왕복승차권 등 총 7가지 선택사항이 제공됐다.

그러나 현재는 △아시아 동반자 왕복항공권 △호텔외식통합 이용권 25만원 △스타벅스 기프트카드 20만원 △신세계백화점 상품권 20만원 교환권 가운데 선택해야 한다.

또한 리뉴얼 버전에서는 국내 가맹점 이용금액 초년도 50만원, 차년도부터는 전년도 또는 당해년도 500만원 이상 이용해야 프리미엄 기프트를 받을 수 있다. 전에는 이 기준이 초년도 30만원, 차년도 300만원이었다.

항공 마일리지의 경우 적립되는 수치가 올라갔지만 대신 적립한도가 신설돼 업그레이드 매력이 반감됐다는 지적이다.

마일리지 적립은 대한항공은 1500원당 1마일, 아시아나항공은 1000원당 1마일에서 리뉴얼을 거치면서 1000원당 대한항공 1마일, 아시아나항공 1.5마일로 상향 조정됐다. 다만 리뉴얼 전 로얄블루 카드는 마일리지 적립에 있어 전월실적·횟수·적립한도에 제한이 없어 카드 사용 실적이 많은 고객은 그만큼 많은 항공마일리지를 쌓을 수 있었다.

이번 개편으로 전월 국내 가맹점 이용금액 30만원 이상 시 항공마일리지 적립이라는 조건이 붙었고, 월 적립 가능한 마일리지는 대한항공 5만마일, 아시아나항공 7만5000마일로 제한이 생겼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로얄블루 마일리지형의 적립 혜택을 강화하면서 연회비가 인상됐고 프리미엄 기프트 서비스 선택 옵션은 고객 선택율이 낮은 것은 빼고 간소화한 것"이라며 "실제 카드를 신청하는 고객들을 보면 마일리지형보다 포인트 선호도가 더 높아 이번 리뉴얼의 방점은 포인트형의 신설"이라고 해명했다.

카드사의 이같은 혜택 축소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카드사들이 정부 정책에 따라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카드 수수료율을 낮추면서 대신 소비자에게 제공하던 마케팅 혜택을 줄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 카드 수수료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수익자 부담과 수수료율 역진성 문제를 해결한다는 원칙에 따라 카드사의 고비용·과도한 마케팅 관행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당국의 카드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된 카드사는 고객에게 제공하던 혜택을 기존처럼 유지하려면 부가서비스를 줄이거나 연회비를 인상해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카드사·가맹점·소비자간 수익자부담 원칙에 따른 공정한 비용 부담을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