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협상 조기 타결이 불투명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중 무역협상에 대해 “서두르지 않는다”는 말을 두 차례 반복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좋은 합의가 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합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을 타결 지은 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서명하거나 아니면 협상을 거의 타결한 뒤 최종 사항 일부를 (시 주석과) 협상할 수 있다”며 “후자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지난달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미·북 정상회담 때와 닮은 점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서두를 것 없다”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 자리에서 완전한 비핵화와 전면적 제재 완화를 맞바꾸는 빅딜을 시도했지만, 이견만 노출한 채 회담은 결렬됐다.

중국이 미·중 정상회담 리스크를 걱정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 주석이 정상회담에서 ‘빈손’으로 귀국하면 리더십에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은 실무협상에서 모든 이견을 깨끗이 정리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미·중 무역협상이 주춤하고 있다는 신호는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정상회담이 이르면 4월에나 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미·중 양쪽이 모두 대화의 진전을 주장하지만 정상회담이 열린다 해도 4월 말이나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