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 의혹' 정준영 카톡방에 "'경찰총장'이 뒤 봐준다" 메시지
‘몰카 촬영·유포’ 의혹을 받는 가수 정준영 씨(30) 등이 포함된 단체 카톡방에서 “(경찰청장이 아닌) ‘경찰총장’이 자신들을 봐주고 있다”는 내용의 메시지가 오고간 것으로 확인됐다.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벌금형을 받은 사실이 보도되지 않도록 경찰 관계자가 손을 써줬다는 내용도 드러났다.

민갑룡 경찰청장(사진)은 13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찰 최고위층까지 연루돼 있다는 유착비리 의혹에 대해 경찰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철저히 수사·감찰해나갈 것”이라며 “이를 통해 어떤 비리나 범죄가 발견되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히 발본색원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2016년 7월께 정씨와 아이돌 그룹 빅뱅의 승리(본명 이승현·29) 등이 포함된 단톡방에서 경찰청장이 언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카톡 내용 중에 ‘경찰총장’이라는 말이 나온다”며 “‘옆 업소가 우리 업소 내부 사진을 찍어 신고했지만 ‘경찰총장’이 이런 부분을 봐줬다’는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당시 경찰청장은 현직인 민 청장이 아니라 강신명 전 청장이다. 강 전 청장은 이에 대해 “(승리와) 일면식도 없다”고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인 범죄 사실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경찰총장’을 언급한 사람이 누구인지도 수사상 확인해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단톡방 참여자가 경찰청장을 경찰총장으로 단순 오타를 했는지 등을 알 수 없어 추가적인 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이 나눈 대화에는 음주운전 보도를 무마시켰다는 내용도 있다. 음주 단속에 걸려 기소의견으로 송치, 벌금형을 받은 사실이 언론보도로 알려지지 않도록 손을 썼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연예인이 누군지는 밝힐 수 없지만 단톡방에 있는 멤버”라며 “보도를 막기 위해 힘을 써준 대상이 누군지, 이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는지, 어떤 경로를 거쳐서 이뤄진 일인지 수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4일 정씨와 승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이현진/조아란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