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덩치 키우는 베트남 펀드
올 들어 글로벌 증시가 반등했지만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는 오히려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지난해 말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손실을 봤던 투자자들이 수익률이 회복되자 펀드에서 발을 빼고 있어서다. 하지만 베트남 펀드는 다르다. 베트남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는 투자자가 꾸준히 투자를 늘리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베트남펀드 16개에는 605억원이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펀드에서는 1807억원이 순유출됐다. 꾸준히 돈이 들어오면서 베트남 펀드 설정액 규모는 1조5553억원까지 불었다. 설정액이 7조3181억원인 중국펀드 다음으로 많다. 미국 증시에 주로 투자하는 북미펀드(설정액 1조1066억원)보다 덩치가 크다.

수익률도 반등하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펀드 평균 수익률은 -12.59%로 부진했다. 지난해 10월 신흥국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흔들리면서 베트남 펀드 수익률도 함께 떨어졌다. 하지만 올 들어선 평균 9.75% 수익을 내며 성과를 내고 있다. ‘미래에셋 베트남’(연초 이후 수익률 12.31%)이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익을 냈다. ‘유리 베트남알파’(11.99%) ‘HDC베트남적립식’(11.41%) ‘삼성 베트남(10.95%)’ ‘한국투자 베트남그로스’(10.48%) 등이 뒤를 이었다.

베트남은 중국을 잇는 아시아의 공장으로 제조업 기반이 돋보인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인구는 1억 명에 육박하는데 이 중 생산가능인구(15~64세) 비중이 70%에 달한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작년 신흥국 시장의 경제지표가 대부분 악화됐지만 베트남의 작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7.1%로 1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 목표치였던 6.7%를 웃돌았다.

베트남 관광산업의 성장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베트남 관광산업의 국내총생산(GDP) 직접기여도는 6.6%에 달했다”며 “세계여행관광협회에 따르면 2028년까지 베트남 여행객 지출은 매년 평균 6.4% 늘어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