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알선 혐의로 입건된 아이돌 그룹 ‘빅뱅’의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가 오는 25일 입대를 앞둔 가운데 민갑룡 경찰청장은 “입대 후에도 국방부와 협의해 수사를 이어가겠다”고 11일 밝혔다. 2013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접대 의혹 수사 당시 경찰이 디지털증거 송치를 누락했다는 대검찰청 진상조사단 발표와 관련해서는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민 청장은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승리가 입대하면 수사 주체가 군검찰로 바뀌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과거 국방부와 협의해 중요한 사건은 경찰이 계속 수사했다”며 “아무래도 입대 전보다는 절차상 여러가지를 고려해야겠지만 국방부와 협의해 경찰이 계속 수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10일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승리를 입건했다. 투자자들에게 성 접대를 암시하는 메신저 대화가 조작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경찰청은 또 ‘버닝썬 사건’으로 불거진 마약 유통 및 이용 범죄에 대해 집중 단속을 펴고 2주간 200여명이 넘는 마약류 관련 범죄를 단속했다고 밝혔다. 민 청장은 “현재까지는 판매 및 유통을 담당한 ‘1차 사범’ 단속이 대부분이다”며 “마약 이용 범죄, 이를 통한 영상 유포 등 2·3차 범죄 사범을 포함해 단속 중이며 관련 범행이 이뤄지는 구조를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검 진상조사단에 대해서는 “통상적으로 이런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절차나 방법이 있는데 그 과정을 거쳤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당혹감을 드러냈다. 지난 4일 경찰이 증거 송치를 누락했다는 진상조사단 발표가 나오자 당시 수사 실무팀장이던 A총경이 직접 기자들을 만나 진상조사단 주장이 사실과 완전히 다르다고 반박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이 사건을 방해한 것은 검찰”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 청장은 “당시 경찰이 확보한 사건 증거는 모두 검찰로 송치한 근거가 있고 경찰이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때는 증거 없이는 못하는 것”이라며 “송치한 증거자료를 잘 살펴보면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내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당시 검찰의 직접적인 외압은 없었다고 일축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경찰 관계자는 “검찰이 수사 절차상 영장을 기각하는 등의 방해는 했지만 내외부적으로 직접적인 외압은 없었다”며 “이같은 사실에 대해 대검 진상조사단이 경찰을 상대로 사실 관계를 조사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