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1.84%·닛케이 1.46% ·코스피 0.89% 하락
미국·독일국채 수익률 하락…유로화 가치 1% 이상 급락
유럽발 경기 먹구름 우려에 아시아증시 일제히 충격
유럽의 경제성장 전망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8일 오전 아시아증시가 일제히 충격을 받았다.

중국 증시의 벤치마크인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오전 10시 57분 현재 전장보다 1.84% 하락한 3,049.16에 형성됐다.

선전종합지수도 마찬가지로 같은 시간 1.33% 내려간 1,646.40에서 거래가 진행되고 있다.

홍콩 항셍지수는 1.26% 떨어진 28,415.97로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일본 닛케이 225 지수는 전장보다 1.46% 하락한 21,143.75에 형성됐다.

같은 시간 전 종목 지수인 토픽스도 1.20% 떨어진 1,582.50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의 코스피 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0.89% 하락한 2,146.52에, 코스닥 지수는 0.47% 내려간 733.39에 각각 형성됐다.

아시아증시의 급격한 하락세는 일단 유럽중앙은행(ECB)의 경기전망 악화 때문에 촉발된 것으로 관측된다.

ECB는 올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1%로 하향 조정했다.

이런 비관에는 보호무역 기조 확산,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와 함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비롯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반영됐다.

유로존은 미국으로부터 기간산업인 자동차에 대한 고율 관세 위협을 받는 데다가 중국의 수요부진에 타격을 받고 있으며 내부에서는 포퓰리즘의 득세로 혼란을 겪고 있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증시에는 유로존 경기 악화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에 대한 전반적인 우려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는 ECB뿐만 아니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도 제기해오던 것이었다"며 "화웨이의 소송처럼 미중 무역협상에 악재가 될 수 있는 상황도 증시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전쟁의 중심에 있는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는 전날 미국 시장진입 금지를 문제로 삼아 미국 정부를 상대로 위헌 소송을 제기해 미중 갈등을 증폭시켰다.

중앙은행들의 과격한 발언 때문에 금융시장이 놀라서 출렁거린다는 분석도 나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투자은행 NBA의 애널리스트 게빈 프렌드는 "중앙은행들이 오늘 ECB가 한 것처럼 놀라면 일부 투자자들은 생각보다 더 심한 상황 악화가 있는 게 아닌지 의문을 품게 된다"고 말했다.

ECB 발표 후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으로 몰려들었다.

유럽 최대의 경제국인 독일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이날 0.13%에서 0.065%로 반 토막이 됐다.

미국 재무부 채권의 10년물 수익률도 0.04%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유로화의 가치는 급락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는 7일 1유로당 1.1316달러에서 8일 현재 1.1192달러로 1.09% 떨어졌다.

유럽의 주요 주가지수도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날보다 0.53% 내린 7,157.55로 마쳤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0.39% 빠진 5,267.92로 거래를 끝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도 0.60% 하락한 11,517.80으로 장을 마감했다.

범유럽지수인 Stoxx 50 지수는 0.48% 후퇴한 3,308.85를 기록했다.

미국 뉴욕증시도 유로존 경제성장 악화 전망에 충격을 받았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78% 하락한 25,473.23에 마감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81% 떨어진 2,748.93에, 나스닥 지수는 1.13% 떨어진 7,421.46에 거래를 끝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