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과학자연맹 보고서 발간…美북핵전략 변경 목소리 잇따라
"北 핵포기 비현실적…동결·확산방지 등 '억제'로 접근해야"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하는 미국의 북핵 전략을 변경해야 한다는 미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핵 포기 의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효과가 없는 비핵화 압박을 중단하고 핵무기를 동결·억제하는 전략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과학자연맹(FAS)은 7일(현지시간) 이 같은 북핵 정책 전환을 권고하는 내용을 담은 북한 정책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애덤 마운트 FAS 선임연구원, 안드레아 버거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 연구원 등 전 세계 14명의 북한 전문가들이 참여해 1년 넘게 연구한 끝에 나온 결과물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핵무기를 신속하게 해체하겠다는 것은 비현실적인 목표"라고 지적하고 "이는 미국과 동맹국들의 군사, 경제, 외교 정책을 소모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또 오히려 북한 정권에 핵무기를 확장하고 은폐할 동기를 부여한 것은 물론 북한 주민의 국제사회 고립을 심화하는 등 여러 측면에서 역효과를 낳았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핵무장 해제(disarmament)만 배타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재래식 전쟁 위험과 탄도미사일 확산, 북한 주민의 계속되는 고통 등 다른 중요한 이해관계를 관리하는 노력도 희생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핵무기를 동결하고 확산을 방지함으로써 안보 위협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아울러 인도적 지원과 인권문제 등 다양한 주제에 걸쳐 동맹국은 물론 북한과 외교적으로 교류하며 북한 내부의 전환을 독려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비핵화를 압박할 게 아니라 억제와 대화,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애덤 마운트 선임연구원은 "완전한 비핵화는 가장 중요한 목표이지만 훨씬 더 장기적인 목표로 남아야 한다"며 "북한의 도전은 핵 위협보다 훨씬 광범위하기 때문에 미국과 한국은 훨씬 더 광범위한 문제들에 대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최대 압박' 작전처럼 북한을 경제적으로 고립시키는 전략에도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보고서는 "북한의 무장해제 또는 불안정 행위 중단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앞으로 북한 내부의 긍정적인 변화를 촉진할 잠재력을 토대로 대북 투자사업을 평가·승인하는 국제적인 프로젝트를 수립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앞서 미 싱크탱크 신(新)미국안보센터(CNAS)의 리처드 폰테인 소장도 지난 5일 시사지 '디 애틀랜틱' 기고문에서 완전한 비핵화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 할 게 아니라 위협을 감소시키는 쪽으로 방향 전환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폰테인 소장은 "북한이 비핵화를 꺼리기 때문에 상상할 수 있는 비군사적 당근과 채찍의 혼합으로는 미국의 주요 관심사를 완전히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며 "완전한 비핵화를 정책의 공공 목표로 유지해야 하지만, 정책 입안자들은 핵·미사일 프로그램의 동결과 실험 중단 연장, 최대한으로 잡아 감축(rollback)이 현실적인 목표라는 것을 사적으로는 인정해야 한다"고 "고 주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