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미국 경기가 ‘다소 미약한’ 수준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1월 ‘완만한’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던 것에서 경기 전망을 한 단계 낮춘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오는 19~20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Fed는 6일(현지시간) 경기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을 통해 “10개 연방은행 관할지역이 다소 미약한 성장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베이지북은 12개 연은이 관할지역의 경기 흐름을 평가한 내용을 종합해 발표한다. 이는 FOMC에서 통화 정책을 결정할 때 기초 자료로 쓰인다.

지난해까지 Fed는 베이지북에서 미 경제가 ‘탄탄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지난 1월 ‘완만한’ 성장으로 표현을 바꿨다. 이번에 조금 더 신중한 경기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Fed는 ‘미약한’ ‘완만한’ ‘보통’ ‘탄탄한’ 등의 수식어로 경기 흐름을 표현한다.

Fed는 경기 전망을 낮춘 배경으로 지난해 말부터 1월 말까지 35일간 지속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중지)을 꼽았다. 연은 관할 12개 지역 중 절반에서 자동차 판매와 관광업, 소매업, 음식업 등이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필라델피아에서는 국립공원 등 관광 명소가 폐쇄되면서 관광객이 줄었다. 지난겨울 미국을 강타한 혹독한 추위도 소비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했다.

Fed는 또 “제조업 확장세가 유지되고 있다”면서도 “많은 제조업체가 무역전쟁 불확실성, 관세 인상으로 인한 비용 증가, 글로벌 수요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