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경찰관, 버닝썬 공동대표 등 밤샘 조사 뒤 귀가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의 경찰 유착 의혹을 살펴보는 경찰이 버닝썬 영업사장 한모씨를 이틀 연속 불러 조사하고 있다.
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오후 1시께 한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한씨는 전날에도 경찰에 출석해 버닝썬의 미성년자 출입 사건과 관련해 조사를 받았다.
그는 지난해 7월 7일 클럽에 출입한 미성년자들을 상대로 '신분증 검사를 철저히 했다'는 내용의 거짓 진술서에 서명을 하도록 강요한 혐의(강요죄)를 받는다.
나아가 경찰은 이 사건이 경찰 유착 의혹의 발단이 된 만큼 금품 전달 과정에 그가 개입했는지도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경찰은 유착 고리로 지목된 전직 경찰관 강모씨, 부하직원 이모씨, 뇌물공여 혐의를 받는 버닝썬 이모 공동대표 등 핵심 피의자들을 상대로 강도 높은 밤샘 조사를 벌였다.
전날 낮 12시 55분께 경찰에 출석한 이씨는 약 10시간 만인 오후 10시 40분께 귀가했다.
이씨는 '왜 진술을 번복했냐', '돈은 현금으로 전달했냐 계좌로 입금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는 말만을 남긴 채 차를 타고 떠났다.
전날 오전 9시 10분께 경찰에 출석한 강씨는 18시간이 넘는 고강도 조사를 받고 7일 오전 3시 30분께 귀가했다.
전날 오후 1시께 출석한 이 공동대표도 이튿날 오전 5시 10분께 조사를 마치고 나왔다.
이 공동대표는 '조사에서 어떤 내용을 소명했느냐', '강씨와 몇 번 만났는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청사를 서둘러 빠져나갔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들에 대한 대질신문은 이뤄지지 않았다.
전직 경찰관이자 모 화장품 회사 임원인 강씨는 클럽과 경찰 유착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이 화장품 회사는 지난해 7월 말 버닝썬에서 대규모 홍보행사를 연 바 있다.
행사에 앞서 버닝썬에 미성년자 손님이 출입해 고액의 술을 마셨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되자 행사 차질을 우려한 강씨가 나서 사건을 무마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강남서는 지난해 8월 미성년자 출입사건을 증거 부족으로 수사 종결하고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바 있다.
앞서 경찰은 이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강씨로부터) 지시를 받고 돈을 받고 배포를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또 이 공동대표는 소환조사에서 버닝썬과 경찰 간 금품 전달 통로로 지목된 강씨에게 2천만원을 건넨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전날 경찰에 출석하며 취재진과 만난 강씨는 미성년자 출입 무마 의혹과 관련해 경찰과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금품을 전달한 사실을 부인했다.
이씨 역시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돈의 출처와 성격, 돈을 전달하게 된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당분간 진술 내용을 면밀히 분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필요할 경우 이들을 다시 불러 대질신문을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