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괄타결식 빅딜 시도 재확인…"'작은 딜' 하기 보단 친절한 방식으로 걸어나와"
"트럼프, 여전히 북한에 문 열어둬…모든 WMD와 탄도미사일 포기하라"
볼턴의 회담 뒷얘기…"작은 딜 안받았다…北 각본 안통해 놀라"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5일(현지시간)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과 관련, "대통령은 비핵화를 위해 우리가 요구하는 기준을 충족시키지 않는 더 작은 딜(the lesser deal)을 받아들이기보다는 매우 친절한 방식으로 (회담장 밖으로) 걸어 나간다고 이야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대통령은 정말로 정확히 올바른 일을 한 것"이라며 지난달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핵 담판 당시 상황에 대한 뒷얘기를 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전에도 북한에 말했듯, '당신들이 탄도미사일과 생화학 무기 뿐 아니라 모든 핵 무기를 포기하는 결정을 내리기만 한다면 엄청나게 밝은 경제적 미래를 갖게 될 것'이라며 '이 결정만 내려라, 당신의 주민을 더 안전하게 하고 그들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하라'고 그들에게 말했다"며 "그러나 북한은 그 제안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모든 핵 무기와 탄도미사일, 생화학 무기를 포함하는 '대량파괴무기(WMD)의 전면적 폐기'와 경제적 보상을 맞바꾸는 일괄타격식 빅딜을 시도했다 북한이 이를 수용하지 않자 비핵화 목표에 부족한 '불완전한 스몰 딜'을 택하기보다는 결렬을 택했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하노이선언' 채택이 무산, 북미가 냉각기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슈퍼매파'인 볼턴 보좌관이 전면에서 연일 목소리를 키우며 북한에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는 흐름이다.

볼턴 보좌관의 이날 발언은 지난 3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북한에 건넸다는 '빅딜 문서'를 거론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빅딜, 즉 비핵화를 계속 요구했다.

핵과 생화학 무기, 탄도미사일을 포기하는 결정을 하라고 했다'고 설명한 것의 연장선으로, 특히 볼턴 보좌관은 이날 '모든'이라는 표현을 추가, 완전한 WMD 폐기를 북측에 요구했음을 분명히 했다.

볼턴 보좌관은 "우리는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서 추가 논의를 가질 수 있다"면서도 "나는 북한이 앞선 3대 전임 행정부들을 상대로 써왔던 각본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통하지 않는다는데 놀랐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이 그들이 가장 놀란 지점"이라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을 함으로써 김 위원장을 국제무대에 정상화한 측면에 대해 우려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통령은 그가 이들 회담을 개최함으로써 어떤 것도 내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30년간 이어져 온 전통적 방식의 대북 외교가 핵무기를 중단시키거나 늦추는 데 효과가 없었다는 것을 지켜보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완전히 뒤집어 뭔가 다른 걸 시도했다면서 "그가 지난 30년의 실패에 비교해 덜 성공적이었다고 말하긴 힘들다.

그러니 어떻게 굴러가는지 지켜보자"며 미 조야 내 회의론에 대한 반박에 나섰다.

볼턴 보좌관은 "중요한 것은 싱가포르에서 1차 정상회담을 통해 대통령은 북한에 문을 열어뒀다는 것"이라며 "그들은 걸어들어오지 않았고, 대통령은 하노이에서 다시 문을 열어뒀다.

그런데 그들은 거기서도 역시 걸어들어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이 내민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음으로써 열려 있는 '기회'의 문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트럼프 대통령)는 여전히 문을 열어뒀다"며 "그들(북한)은 밝은 경제적 미래를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단지 모든 대량파괴무기(WMD)와 탄도미사일을 포기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