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1일 오전 11시 롯데백화점의 동계 디지털직 인턴 4명이 개발한 ‘백화점 고객 얼굴인식 프로젝트’ 시연장. 개발에 참여한 이민아 씨가 소형 카메라 렌즈에 얼굴을 가까이 하자 “안녕하세요. 이민아 고객님 어서오세요!”란 기계음의 멘트가 흘러나왔다. 이 아이디어를 처음 제안한 이영진 씨는 “롯데백화점의 최우수 고객(MVG)들이 카드를 미처 안 가지고 와서 출입을 못해 애로를 겪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유통기업 롯데백화점이 ‘디지털의 옷’을 입고 있다. 이번 동계인턴 18명 가운데 14명을 디지털 직무로 뽑았을 정도다. 디지털 직무는 크게 △디지털 개발 △빅데이터 마케팅 △디지털 사업기획 등 세 분야다. ‘얼굴인식 프로그램’을 개발한 4명은 각 직무에서 차출된 이들로, 대학교 전공은 정보통신, 컴퓨터과학, 전자공학, 데이터과학 등으로 다양했다. 이 때문에 각자의 전공 지식을 활용해 ‘얼굴인식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만드는 데 2주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개발에 참여한 이충현 씨는 “평소 전공지식을 활용해 백화점 고객으로서 불편했던 점을 개선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싶었는데 이런 기회를 얻어 기쁘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디지털 인턴의 실습기간은 겨울방학 8주. 인턴들은 디지털전략본부 빅데이터팀에서 근무하면서 백화점 등 유통기업에 대한 이해, 고객 빅데이터 활용, 프로젝트 구상·발표 등을 경험했다.

나연 롯데백화점 경영지원부문장은 “쇼핑을 좋아하는 이공계생이 필요했다”며 “유통 비즈니스에 기술을 입히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공계생들이 롯데백화점에 입사하면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양한 기술적 시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