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는 학령인구 급감과 10년 넘게 이어진 등록금 동결·인하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문 대통령이 강조한 4차 산업혁명을 능동적으로 맞이할 ‘새롭게 융합하는 창의적 사고’를 가진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과제가 만만치 않다. 이 와중에 전문대는 차별과 소외의 냉혹한 한대(寒帶)에 갇혀 있다.
2017년 전문대 취업률은 69.8%로 4년제 일반대(62.6%)보다 7.2%포인트 높다. 일반대를 졸업하면 취업을 더 잘할 것이라는 기존 인식을 뒤엎는 결과다. 전문대와 일반대의 취업률 격차는 2013년 3.1%포인트에서 2016년 6.3%포인트로 해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일반대를 졸업하고 다시 전문대에 입학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일반대를 졸업한 전문대 지원자는 2017년 7412명에서 지난해 9202명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 입시에서는 1만 명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한다. 전문대는 성적으로 대학을 가는 기존 사회적 인식과 교육체제에 도전해 분명히 다른 질서를 형성해나가고 있다. 그런데 날이 갈수록 전문대 교육현장은 오히려 피폐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방문이 갖는 의미는 크다.
문 대통령의 축사도 화제다. 윈스턴 처칠은 옥스퍼드대 졸업식 축사에서 “포기하지 마라, 포기하지 마라, 포기하지 마라(Never give up)!”라고 강조했다. 스티브 잡스는 스탠퍼드대 졸업식 축사에서 “늘 갈망하고, 우직하게 나아가라(Stay hungry, Stay foolish!)”고 했다. 문 대통령 축사는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과 선택의 기로에서 갈팡질팡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용기를 줬다. “도전하고 실패하며 다시 일어서는 것에 두려움을 가져서는 안 됩니다.” “변화에 대한 능동적 대처만이 변화를 이겨내는 길입니다.” “삶의 만족은 다른 사람의 시각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랍니다.”
문 대통령이 특히 강조한 것은 ‘기존 틀에 갇히지 않는 도전정신’과 ‘평등한 기회 속의 공정한 경쟁과 노력’이다. 우리 사회는 학벌중심사회에서 능력중심사회로 전환되고 있다. 이런 시점에 전문대 졸업식에서 공평한 기회 속 정당한 경쟁과 끝없는 도전을 주문한 대통령의 메시지는 다층적인 의미를 지닌다. 청년 세대들이 일반대·서울·국공립 중심의 기존 서열화된 대학 질서에 차별받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들이 마음껏 도전하며 자신의 꿈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게 하겠다는 의지의 천명이라고 해석해도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