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의 감산 지속 기대로 소폭 상승했다.

28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28달러(0.5%) 상승한 57.2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이번 달 6%가량 올랐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사우디 등 주요 산유국의 감산 정책, 중국과 미국 등의 경제 지표, 글로벌 지정학적 변수 등을 주시했다.

사우디가 전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견제에도 감산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하면서 유가 상승 심리가 유지됐다.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올해 하반기도 산유국의 감산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하메드 바르킨도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총장도 감산의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바르킨도 사무총장은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OPEC이 회원 및 비회원국과 함께 내린 결정들은 원유 시장을 말 그대로 붕괴로부터 구제했다"고 말했다.

과거 유가 급락 시 OPEC의 감산 결정으로 미국 셰일업체들이 혜택을 입었다는 점도 그는 강조했다.

바르킨도 사무총장은 또 미국의 셰일 혁명이 없었다면 세계 에너지 시장에 큰 혼란이 있었을 것이라면서, 미국과 OPEC이 시장 안정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지난주 원유 재고가 예상과 달리 큰 폭 줄어든 점도 WTI에 상승 압력을 가했다.

다만 전일 큰 폭 오른 데다 이날은 유가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요인들도 다수 불거지면서 상승 폭이 제한됐다.

브렌트유는 소폭 하락하는 등 상품별로 방향성도 엇갈렸다.

우선 중국의 경제 지표가 부진하면서 경기 둔화 우려를 자극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밝힌 2월 공식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2로 지난 2016년 3월 이후 약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중국과의 무역협상은 단순히 미국산 제품 구매 확대로 될 일이 아니며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는 발언을 한 뒤 무역 긴장도 강화됐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중국과 협상에 엄청난 진전이 있었으며, 양국이 역사적인 협상 타결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등 진화에 나섰다.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트럼프 대통령 간 이견도 없다면서 일각의 의심을 반박했다.

하지만 시장의 긴장을 해소하지는 못했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도 커들로 위원장 발언 이후 일시적으로 반등했지만, 이내 재차 하락했다.

미국의 지난주 산유량이 하루평균 1천210만 배럴로 사상 최고치를 다시 쓰는 등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예상과 달리 결렬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등 경기 상황에 대한 우려가 지속해서 유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런던 캐피탈 그룹의 제스퍼 로울러 연구 담당 대표는 "중국 경기가 둔화한다는 신호가 더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국제유가] 사우디 감산 기대에 WTI 0.5% 상승
(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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