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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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올해 두 번째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 1.75%로 동결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올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움직이기 쉽지 않은 대내외 경제여건이 조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지난달 28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통위 본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연 1.75%로 유지했다. 반도체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 요인이 산적한 가운데 금리는 시장의 예상대로 금통위원들의 만장일치로 동결됐다.

한은은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완화적인 기조를 유지하겠지만 금융불안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할 단계는 아니란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총재는 "일부 경제지표가 다소 부진한 움직임을 보여 (기준금리 인하론이 불거진다는 것은) 이해를 하지만 현재 기준금리는 여전히 완화적인 범위"라며 "국내 경제는 1월 전망 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금융안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 1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신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기준금리 인상 이후의 정책 효과를 확인하고자 하는 금통위원들의 의사가 반영됐다"며 "대내외 불확실성을 관망하고자 하는 측면이 강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기준금리가 현재 수준에서 묶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향후 미중 무역분쟁,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등에 따라 한은의 정책 기조가 변화될 여지는 있지만 보폭은 한층 좁아진 국면이란 평가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 금통위에서 나온 잠재 수준에 근접하는 성장 평가, 신축적 물가안정 목표, 금융불균형 경계 등의 언급에 비춰 현재로서는 연내 통화정책 기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이슬비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지난해 11월 이후 현재까지 거시경제 리스크 보다는 금융안정 리스크에 좀 더 방점을 둔 통화정책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지난 1월에 비해 추가로 더 낮아졌다"고 진단했다.

올해 뿐 아니라 내년까지도 금리가 움직이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방향 문구에 비춰 한은은 과거 '그래도 인상해야 한다'는 기조에서 '중립 하에 점검' 정도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국내 기준금리는 동결될 전망이고, 최근 재고조정이 일부 마무리된 국내 경기가 반등하는 과정이 나온다면 내년까지도 금리 인하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