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냐 수소차냐…미래 친환경車 시장 놓고 '대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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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주도 전기차 시장 급성장
수소차 시장은 韓·日이 선도
수소차 시장은 韓·日이 선도
전기자동차(EV)와 수소전기자동차(FCEV) 등 미래 친환경차 시장의 주도권을 차지하려는 글로벌 자동차업체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진영은 크게 전기차와 수소차로 양분되는 분위기다. 전기차 ‘모델3’를 앞세운 미국 테슬라모터스와 중국 내수 시장을 등에 업은 비야디(BYD)가 전기차 진영의 대표 기업이다. 나라로 보면 중국이 세계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에선 현대자동차와 도요타, 혼다 등이 수소차 양산 규모를 늘리며 또 다른 진영을 구축하고 있다.
친환경차 패권 경쟁
‘테슬라 신드롬’의 주인공 모델3는 4000만원대로 가격이 비싸지 않은 데다 한 번 충전으로 350㎞ 이상 달릴 수 있어 소비자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비야디는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 등 다양한 라인업을 앞세워 시장을 선점해가고 있다. 두 회사의 전기차 시장 쟁탈전은 그야말로 ‘전쟁’ 수준이다. 비야디는 지난해 24만7800대의 전기차를 팔았다. 테슬라도 24만5200대를 판매해 근소한 차이로 뒤따랐다.
여기에 미국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패러데이퓨처가 1000마력의 힘을 갖춘 콘셉트 슈퍼 전기차 ‘FFZERO1’을 공개하며 테슬라에 도전장을 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현대차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전기차 주행거리 확대 경쟁에 동참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EV’를 내놓은 데 이어 2020년 400㎞를 달릴 수 있는 전기차를 양산한다는 목표다.
나라별로 따지면 중국의 ‘전기차 굴기’가 가장 매섭다.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은 58만 대다. 2위인 미국의 세 배에 달했다. 대기오염 감소, 전기차산업 부흥 등을 위해 정부가 막대한 보조금을 준 덕을 봤다. 한국과 일본 등에선 또 다른 진영이 구축돼 있다. 현대차는 2013년 세계 최초로 ‘투싼ix’ 수소차 양산에 성공했다. 한 번 충전으로 400㎞ 넘게 달릴 수 있는 차다. 현대차는 지난해 차세대 수소차 넥쏘도 내놨다. 5분 정도 걸리는 한 번 충전으로 609㎞를 달릴 수 있다. 지금까지 세계에 나온 수소차 중 주행거리가 가장 길다. 경쟁 차종인 도요타 미라이(502㎞)와 혼다 클래리티(589㎞) 등은 아직 500㎞대에 머물러 있다. 넥쏘의 복합연비는 수소 1㎏당 96.2㎞(17인치 타이어 기준)다. 5분 충전으로 채울 수 있는 최대 수소량은 6.33㎏이다.
수소차 시장 선점을 위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현대차에 이어 2014년 세계 두 번째 양산 수소차 ‘미라이’를 출시한 도요타는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에 맞춰 차세대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혼다도 2016년 양산 모델인 ‘클래러티’를 선보이며 주도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한동안 손을 놓고 있던 메르세데스벤츠와 제너럴모터스(GM), BMW 등도 글로벌 합종연횡을 통해 수소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막대한 개발 비용을 줄이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적과의 동침’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전기·수소차 당분간 공존”
부품의 70%가량이 겹치는 전기차와 수소차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전기차 진영 맹주인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수소차 사회는 오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반면 현대차 CEO들은 “궁극적으로 수소차가 전기차를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장단점은 분명하게 나뉜다. 전기차는 배터리만 얹으면 돼 수소차보다 수천만원 더 싸다. 상대적으로 충전 등 인프라도 어느 정도 구축됐다. 다만 전기를 채워 넣으려면 급속 충전기에서 20~30분, 가정에서 충전할 때(완속)는 4시간 이상 걸린다. 주행거리는 한 번 충전으로 보통 300~400㎞ 중반대를 갈 수 있는 수준이다.
수소차는 충전시간이 5분 내외로 짧다. 한 번 충전으로 통상 500~600㎞ 이상을 갈 수 있다. 별도 에너지 없이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를 만든다는 점에서 ‘궁극(窮極)의 친환경차’로도 불린다.
반면 생산비용이 많이 드는 게 문제다. 1㎏에 1억원이 넘는 백금을 전기 생산을 위한 촉매제로 대당 70g 안팎씩 써야 한다. 생산단가 자체가 훨씬 비싸다. 수소충전소 한 곳 건설에도 약 30억원이 필요해 인프라 구축도 쉽지 않은 편이다.
전문가마다 시각의 차이는 분명 있다. 다만 당분간 전기차와 수소차는 공존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지금은 전기차와 수소차가 공존하는 과도기로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전기차는 소형·단거리에 강점이 있고, 수소차는 아직 충전소 건설비용이 비싸 대형 버스나 택시 같은 차량부터 상용화되는 분위기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친환경차 패권 경쟁
‘테슬라 신드롬’의 주인공 모델3는 4000만원대로 가격이 비싸지 않은 데다 한 번 충전으로 350㎞ 이상 달릴 수 있어 소비자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비야디는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 등 다양한 라인업을 앞세워 시장을 선점해가고 있다. 두 회사의 전기차 시장 쟁탈전은 그야말로 ‘전쟁’ 수준이다. 비야디는 지난해 24만7800대의 전기차를 팔았다. 테슬라도 24만5200대를 판매해 근소한 차이로 뒤따랐다.
여기에 미국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패러데이퓨처가 1000마력의 힘을 갖춘 콘셉트 슈퍼 전기차 ‘FFZERO1’을 공개하며 테슬라에 도전장을 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현대차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전기차 주행거리 확대 경쟁에 동참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EV’를 내놓은 데 이어 2020년 400㎞를 달릴 수 있는 전기차를 양산한다는 목표다.
나라별로 따지면 중국의 ‘전기차 굴기’가 가장 매섭다.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은 58만 대다. 2위인 미국의 세 배에 달했다. 대기오염 감소, 전기차산업 부흥 등을 위해 정부가 막대한 보조금을 준 덕을 봤다. 한국과 일본 등에선 또 다른 진영이 구축돼 있다. 현대차는 2013년 세계 최초로 ‘투싼ix’ 수소차 양산에 성공했다. 한 번 충전으로 400㎞ 넘게 달릴 수 있는 차다. 현대차는 지난해 차세대 수소차 넥쏘도 내놨다. 5분 정도 걸리는 한 번 충전으로 609㎞를 달릴 수 있다. 지금까지 세계에 나온 수소차 중 주행거리가 가장 길다. 경쟁 차종인 도요타 미라이(502㎞)와 혼다 클래리티(589㎞) 등은 아직 500㎞대에 머물러 있다. 넥쏘의 복합연비는 수소 1㎏당 96.2㎞(17인치 타이어 기준)다. 5분 충전으로 채울 수 있는 최대 수소량은 6.33㎏이다.
수소차 시장 선점을 위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현대차에 이어 2014년 세계 두 번째 양산 수소차 ‘미라이’를 출시한 도요타는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에 맞춰 차세대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혼다도 2016년 양산 모델인 ‘클래러티’를 선보이며 주도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한동안 손을 놓고 있던 메르세데스벤츠와 제너럴모터스(GM), BMW 등도 글로벌 합종연횡을 통해 수소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막대한 개발 비용을 줄이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적과의 동침’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전기·수소차 당분간 공존”
부품의 70%가량이 겹치는 전기차와 수소차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전기차 진영 맹주인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수소차 사회는 오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반면 현대차 CEO들은 “궁극적으로 수소차가 전기차를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장단점은 분명하게 나뉜다. 전기차는 배터리만 얹으면 돼 수소차보다 수천만원 더 싸다. 상대적으로 충전 등 인프라도 어느 정도 구축됐다. 다만 전기를 채워 넣으려면 급속 충전기에서 20~30분, 가정에서 충전할 때(완속)는 4시간 이상 걸린다. 주행거리는 한 번 충전으로 보통 300~400㎞ 중반대를 갈 수 있는 수준이다.
수소차는 충전시간이 5분 내외로 짧다. 한 번 충전으로 통상 500~600㎞ 이상을 갈 수 있다. 별도 에너지 없이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를 만든다는 점에서 ‘궁극(窮極)의 친환경차’로도 불린다.
반면 생산비용이 많이 드는 게 문제다. 1㎏에 1억원이 넘는 백금을 전기 생산을 위한 촉매제로 대당 70g 안팎씩 써야 한다. 생산단가 자체가 훨씬 비싸다. 수소충전소 한 곳 건설에도 약 30억원이 필요해 인프라 구축도 쉽지 않은 편이다.
전문가마다 시각의 차이는 분명 있다. 다만 당분간 전기차와 수소차는 공존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지금은 전기차와 수소차가 공존하는 과도기로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전기차는 소형·단거리에 강점이 있고, 수소차는 아직 충전소 건설비용이 비싸 대형 버스나 택시 같은 차량부터 상용화되는 분위기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