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역 군인이 미성년자 때 저지른 범죄를 이유로 퇴직연금 수령 자격을 박탈당했다가 대법원 판결로 구제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24일 육군 원사 출신으로 30여 년간 군생활을 한 최모씨가 국가와 육군참모총장 등을 상대로 낸 퇴역 대상자 지위 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1983년 하사관으로 입대한 최씨는 1982년 7월 폭력범죄로 집행유예형을 확정받았다. 이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하사관 임용 자체가 무효가 됐다.

최씨는 2016년 법원의 허가를 받아 가족관계등록부상 생년월일을 1963년으로 고쳤다. 생년월일이 수정되면서 최씨는 범죄 당시 소년법 대상이 됐다. 소년법상 집행유예형은 임용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1·2심은 확정된 형사판결이 가족관계등록부 정정에 따라 달라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대법원은 실제 생년월일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 만큼 기존 형사판결 자체가 소년범으로서 판결을 받은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