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집무실 이전’ 공약을 사실상 포기한 문재인 대통령이 세종시에 ‘제2 집무실’을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19일 청와대에 따르면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을 중심으로 정부세종청사에 대통령 집무실을 마련하기 위해 논의를 시작했다. 조만간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꾸릴 계획이다. 세종시에 추가 집무실을 차리는 방안은 문 대통령이 검토를 지시한 사안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세종시가 행정중심도시 본연의 역할을 한층 강화하도록 하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는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세종 집무실의 상징성뿐만 아니라 실효성 등을 다각도로 검토할 계획이다. 다만 TF 구성과 운영기간, 구체적인 검토 과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청와대는 그러나 세종시 집무실 설치 논의가 청와대 분관 설치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앞서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광화문 집무실 이전이 무산되면서 세종시의 행정수도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대통령 집무실을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국무회의에서 “경제가 아주 엄중하다는 이 시기에 많은 리모델링 비용을 사용하고, 실제 이전에 따른 행정상의 불편이나 혼란도 상당 기간은 있을 수밖에 없다”며 광화문으로 집무실을 옮기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장·차관들이 서울에서 일을 볼 때가 많기 때문에 세종시 부처에서 얼마나 근무하는지를 살펴봤더니 월평균 4일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며 행정도시가 제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장·차관들이 가급적 세종에 머물라고 지시한 바 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