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 계열사 직원의 ‘얼굴’ 격인 명함이 전격 교체됐다. 각 계열사 사명보다 신한금융그룹이라는 소속을 더욱 돋보이도록 한 형태다.

'ONE신한' 위해 13개 계열사 명함부터 통일한 신한금융
신한금융 임직원들은 최근 들어 거래 기업이나 소비자에게 자신을 소개할 때 새로운 명함을 건네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나온 새 명함은 2002년 신한금융의 CI(기업이미지)가 나온 이후 16년 만의 변화다. 새 명함은 ‘신한금융그룹’의 CI를 왼쪽 상단에 크게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계열사보다 신한금융그룹을 강조한 것이다. 각 계열사 사명은 오른쪽 하단에 작게 표기했다. 언뜻 보면 각 계열사 사명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새 명함의 레이아웃은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신한저축은행, 신한캐피탈 등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제외한 13개 신한금융 계열사 전체에 일괄 적용됐다. 신한금융은 지난 1월 인수한 오렌지라이프에도 동일한 명함 레이아웃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인 적용 시기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변화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원(One) 신한’ 경영전략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시행됐다. 조 회장은 2017년 3월 취임한 뒤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를 추진하겠다며 ‘원 신한’이라는 경영전략을 내놨다. 디지털, 글로벌, 투자은행(IB) 등에서 계열사별 장점을 살리면 성장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게 조 회장의 생각이다.

이전에도 모든 계열사가 동일한 명함 레이아웃을 사용했지만, 각 계열사 사명을 중심부에 뒀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각기 다른 계열사지만 뿌리는 신한금융이라는 점을 직원 개개인뿐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널리 알리겠다는 취지”라며 “조직에 대한 로열티와 소속감을 높이는 데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부터 ‘원 신한’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그해 9월 각 계열사 배지(행표)를 ‘원 신한’을 영문으로 표기한 형태로 바꾼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다만 일부 임직원 사이에서 각 계열사의 정체성이 사라져 아쉽다는 반응도 나온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