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별 맞춤형 콘텐츠 추천…"교육업계 넷플릭스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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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혁신 이끄는 에듀테크 기업
(5) 기업교육시장 선도하는 휴넷
年2000개 기업, 300만명 교육
5분짜리 영상 '마이크로 러닝'
제빵기술·머신 사용법 등 전달
에듀테크에 3년간 300억 투자
연구개발·IT인력 대폭 확충
AI·빅데이터 기반 '랩스' 준비
(5) 기업교육시장 선도하는 휴넷
年2000개 기업, 300만명 교육
5분짜리 영상 '마이크로 러닝'
제빵기술·머신 사용법 등 전달
에듀테크에 3년간 300억 투자
연구개발·IT인력 대폭 확충
AI·빅데이터 기반 '랩스' 준비
벤처 붐이 막 일기 시작하던 1990년대 말 금호그룹에서 차장으로 근무하던 조영탁 휴넷 대표도 창업을 꿈꿨다. ‘인터넷으로 세상을 바꿀 만한 게 뭐가 있을까.’ 고민하던 조 대표가 선택한 분야는 직장인 대상 기업교육이었다. 그가 1999년 설립한 휴넷은 지난 20년간 국내 온라인 기업교육 시장의 개척자 역할을 했다. 조 대표는 그러나 2016년 ‘에듀테크 전문 기업으로의 도약’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선포했다. 이용자에게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미국의 스트리밍 사이트 넷플릭스에서 영감을 얻었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직장인 개개인에게 맞춤형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휴넷을 변화시키겠다는 게 조 대표의 목표다.
‘에듀테크 기업으로 도약’ 선언
국내 온라인 기업교육 시장은 휴넷과 멀티캠퍼스가 양분하고 있다. 하지만 멀티캠퍼스가 삼성그룹 계열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인하우스’ 교육기업이란 점을 감안하면 휴넷은 온라인 기업교육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다. 연간 국내 2000여 개 기업에서 평균 300만 명가량의 직장인이 휴넷을 통해 다양한 직무 교육을 받고 있다. 조 대표는 그러나 2015년께부터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한다.
“금호그룹에 있을 때 했던 마지막 일이 50년 뒤 미래의 그림을 그리는 ‘미래기획단’ 업무였어요. 당시 미래 관련 서적을 200권가량 읽은 덕분에 미래의 흐름을 예측하는 건 누구보다 자신이 있었어요. 하지만 AI, 빅데이터, 4차 산업혁명 등의 용어가 등장하면서 내가 미래를 모르고 있다는 불안감이 들었어요.”
조 대표는 2016년 초 회사 직원들에게 교육산업의 미래를 예측하는 ‘미래교육 리포트’를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 30여 명의 연구소 인력이 약 6개월간의 작업을 거쳐 도출한 결론은 ‘에듀테크’였다. AI, 빅데이터 등의 활용이 확대되면 교육산업은 그 어떤 산업보다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었다.
3년간 총 300억원 투자
조 대표는 휴넷을 기업교육 분야의 대표 에듀테크 기업으로 변모시키기 위해 2016년부터 총 300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30명 안팎이던 연구소 인력을 50명으로 늘렸다. 정보기술(IT) 관련 인력도 40명에서 110명으로 늘렸고, 장기적으로 200명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휴넷이 에듀테크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포한 이후 내놓은 첫 서비스는 ‘마이크로 러닝’ 플랫폼인 ‘SAM(Social&Adaptive Micro learning)’이다. 짧은 동영상에 익숙한 젊은 세대를 위해 직장인들이 받는 교육 콘텐츠를 5분 내외의 짧은 영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홍정민 휴넷 에듀테크연구소 소장은 “SAM을 활용하면 직원들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자신에게 필요한 내용을 짧은 시간에 배울 수 있다”며 “외근이 잦은 영업직이나 매장운영 직원이 많은 대형 프랜차이즈 등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를 운영하고 있는 SPC는 휴넷의 SAM을 활용해 직원 3000여 명에게 제빵기술, 커피머신 사용법, 제품 특징 등을 교육하고 있다.
“기업 연수원 사라지는 시대 올 것”
휴넷은 작년 7월부터 시행된 주 52시간 근로제에 대응하기 위해 ‘플립 러닝(flipped learning)’ 서비스를 국내 기업교육 업체 최초로 시작했다. 플립 러닝이란 ‘전통적 교육방식을 뒤집는다’는 뜻으로, 온라인으로 사전에 기본 내용을 학습한 뒤 오프라인에서는 토론 및 실험 등 참여식 수업을 하는 학습 방법이다. 홍 소장은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으로 교육시간도 근무시간에 포함돼 기업들이 과거처럼 숙박을 겸한 단체교육을 하기가 힘들어지자 플립 러닝을 선호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휴넷이 준비 중인 차세대 서비스는 AI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교육 플랫폼 ‘랩스(LABS)’다. 빅데이터에 기반해 개인의 역량과 관심사에 따라 맞춤형 교육 콘텐츠를 제공해주는 서비스다. 가령 유통업계 인사팀에 종사하는 과장급 직원, 은행권 기획팀으로 발령 난 대리급 직원 등 각기 다른 상황에 처한 직장인들에게 최적의 교육 콘텐츠를 AI가 추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랩스와 같은 AI 서비스가 보편화되면 직장인들은 스마트폰 속에 자신만을 위한 ‘기업 연수원’을 들고 다니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에듀테크 기업으로 도약’ 선언
국내 온라인 기업교육 시장은 휴넷과 멀티캠퍼스가 양분하고 있다. 하지만 멀티캠퍼스가 삼성그룹 계열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인하우스’ 교육기업이란 점을 감안하면 휴넷은 온라인 기업교육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다. 연간 국내 2000여 개 기업에서 평균 300만 명가량의 직장인이 휴넷을 통해 다양한 직무 교육을 받고 있다. 조 대표는 그러나 2015년께부터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한다.
“금호그룹에 있을 때 했던 마지막 일이 50년 뒤 미래의 그림을 그리는 ‘미래기획단’ 업무였어요. 당시 미래 관련 서적을 200권가량 읽은 덕분에 미래의 흐름을 예측하는 건 누구보다 자신이 있었어요. 하지만 AI, 빅데이터, 4차 산업혁명 등의 용어가 등장하면서 내가 미래를 모르고 있다는 불안감이 들었어요.”
조 대표는 2016년 초 회사 직원들에게 교육산업의 미래를 예측하는 ‘미래교육 리포트’를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 30여 명의 연구소 인력이 약 6개월간의 작업을 거쳐 도출한 결론은 ‘에듀테크’였다. AI, 빅데이터 등의 활용이 확대되면 교육산업은 그 어떤 산업보다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었다.
3년간 총 300억원 투자
조 대표는 휴넷을 기업교육 분야의 대표 에듀테크 기업으로 변모시키기 위해 2016년부터 총 300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30명 안팎이던 연구소 인력을 50명으로 늘렸다. 정보기술(IT) 관련 인력도 40명에서 110명으로 늘렸고, 장기적으로 200명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휴넷이 에듀테크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포한 이후 내놓은 첫 서비스는 ‘마이크로 러닝’ 플랫폼인 ‘SAM(Social&Adaptive Micro learning)’이다. 짧은 동영상에 익숙한 젊은 세대를 위해 직장인들이 받는 교육 콘텐츠를 5분 내외의 짧은 영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홍정민 휴넷 에듀테크연구소 소장은 “SAM을 활용하면 직원들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자신에게 필요한 내용을 짧은 시간에 배울 수 있다”며 “외근이 잦은 영업직이나 매장운영 직원이 많은 대형 프랜차이즈 등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를 운영하고 있는 SPC는 휴넷의 SAM을 활용해 직원 3000여 명에게 제빵기술, 커피머신 사용법, 제품 특징 등을 교육하고 있다.
“기업 연수원 사라지는 시대 올 것”
휴넷은 작년 7월부터 시행된 주 52시간 근로제에 대응하기 위해 ‘플립 러닝(flipped learning)’ 서비스를 국내 기업교육 업체 최초로 시작했다. 플립 러닝이란 ‘전통적 교육방식을 뒤집는다’는 뜻으로, 온라인으로 사전에 기본 내용을 학습한 뒤 오프라인에서는 토론 및 실험 등 참여식 수업을 하는 학습 방법이다. 홍 소장은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으로 교육시간도 근무시간에 포함돼 기업들이 과거처럼 숙박을 겸한 단체교육을 하기가 힘들어지자 플립 러닝을 선호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휴넷이 준비 중인 차세대 서비스는 AI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교육 플랫폼 ‘랩스(LABS)’다. 빅데이터에 기반해 개인의 역량과 관심사에 따라 맞춤형 교육 콘텐츠를 제공해주는 서비스다. 가령 유통업계 인사팀에 종사하는 과장급 직원, 은행권 기획팀으로 발령 난 대리급 직원 등 각기 다른 상황에 처한 직장인들에게 최적의 교육 콘텐츠를 AI가 추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랩스와 같은 AI 서비스가 보편화되면 직장인들은 스마트폰 속에 자신만을 위한 ‘기업 연수원’을 들고 다니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