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국립암센터, 20~70대 여성 1만5천명 분석결과

우리나라 여성들은 젊을 적엔 자신이 실제보다 뚱뚱하다고 잘못 생각하는 경우가 많고, 나이가 들면 반대로 실제보다 날씬하다고 오해하는 경향이 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내과 이윤미 교수와 국립암센터 최귀선 박사 공동 연구팀은 2016년 '한국 여성의 생애주기별 건강인식 조사'(K-Stori)에 참여한 1만5천84명을 대상으로 연령대별 체중 인식에 대한 정확도를 분석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14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One) 최근호에 발표됐다.
여성들의 '오해'…젊어선 "뚱뚱해" 나이 들어선 "날씬해"
연구팀은 조사에 참여한 여성들에게 자신의 체형에 대한 생각을 매우 마름, 저체중, 정상, 과체중, 비만으로 나눠 자체 평가하도록 한 다음 이들의 실제 체질량지수(BMI.㎏/㎡)에 견줘 얼마나 정확한지 비교했다.

이 결과 33%가 자신의 체중을 실제보다 적게 평가했으며, 12.1%는 실제보다 높게 평가했다.

전체적으로 여성의 절반 정도가 자신의 체중을 오해하고 있는 셈이다.

체중을 적게 평가한 여성은 20대 12.6%, 30대 15.1%, 40대 22.2%, 50대 34.0%, 60대 45.6%, 70대 50.7%로 나이가 많을수록 비율이 높아지는 특징이 관찰됐다.

고령층인 70대만 보면 절반 이상이 자신의 체중을 과소평가했는데, 연구팀은 70대 여성이 자신의 체중을 과소평가할 위험도가 20대보다 2.96배 높은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 자신의 체중을 실제보다 무겁게 평가하는 비율은 20대 18.7%, 30대 17.8%, 40대 14.3%, 50대 10.8%, 60대 8.5%, 70대 7.4%로 젊을 때 높다가 나이가 들수록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외적인 아름다움을 많이 추구하는 젊은 연령대에 자신의 체형을 실제보다 더 뚱뚱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대의 이런 위험비는 70대보다 1.48배 높았다.

연구팀은 자신의 체중 상태를 오해하면 자칫 체중과 관련한 해로운 건강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물론 심리적인 측면에서도 위험도가 높은 만큼 올바르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고령 여성의 경우 통통한 게 낫다는 전통적인 신체 이미지에서 벗어나도록 하고, 과체중이나 비만에 따른 여러 건강문제를 교육하면 잠재적으로 정상 체중 상태를 달성하는 데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