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로 위기돌파"…防産 CEO 중동 집결
한화와 LIG넥스원, 현대로템 등이 중동 방산시장 공략에 나선다. 30여 개 국내 방산업체는 오는 17일부터 21일까지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IDEX 2019)’에 참가할 예정이다. IDEX는 1993년부터 격년제로 열리는 중동 지역 최대 규모 방산 전시회다. 올해는 세계 70개국 1500여 개 업체가 참여해 세계 최대 무기 수입 지역 중 한 곳인 중동 시장을 놓고 자웅을 겨룬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IDEX 2019’에는 옥경석 (주)한화 화약·방산부문 대표와 장시권 한화시스템 대표, 이성수 한화디펜스 대표, 김지찬 LIG넥스원 대표 등 국내 주요 방산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이 총출동한다.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방산업체들은 수출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방산업체들의 모임인 한국방위산업진흥회에 따르면 국내 방산업체 총 매출은 2015년 14조2651억원에서 2017년엔 12조7611억원으로 뒷걸음질 쳤다. 같은 기간 수출 실적도 36억달러(약 4조원)에서 31억달러(약 3조4800억원)로 감소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국내 방위산업이 심각한 침체 국면을 맞았다”며 “업체들이 수출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종족 문제 등에 따른 국경 분쟁이 많은 중동 지역은 방위산업 성장세가 가파른 곳으로 꼽힌다. 중동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의 2017년 국방비 지출액은 694억달러였다. 미국(6097억달러)과 중국(2282억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글로벌 안보연구기관인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비중 상위 10개국 중 7개국이 중동 국가다.

국내 방산업체들은 전시회에 지상무기부터 무인차량 등 첨단 신무기를 선보이며 미국과 영국, 러시아 등 방산 선진국이 독점하고 있는 중동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주)한화 등 한화그룹 방산부문 3개사는 한국 기업 중 최대 규모의 통합 전시장을 꾸린다. 최대 사거리가 80㎞를 웃도는 230㎜ 다연장 로켓 ‘천무’를 비롯해 세계 자주포 시장 점유율 1위인 ‘K9 자주포’ 등을 실물로 전시한다.

LIG넥스원은 대전차 유도무기 ‘현궁’과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 ‘신궁’, 국내 전력화를 끝낸 ‘대포병레이더’ 등을 내놓는다. 현대로템은 기아자동차와 함께 현대자동차그룹 공동 전시관을 마련하고 ‘K2 전차’ ‘장애물 개척 전차’, 보병지원용 소형 무인차량 ‘HR-셰르파’ 등을 선보인다. 원격조종 기능을 갖춘 HR-셰르파는 화력 지원과 감시정찰 등에 활용도가 높은 무기로 꼽힌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