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등 유럽연합(EU) 소속 국가들이 데이터 독점 등을 이유로 페이스북 아마존 구글 등 미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7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독일 연방정부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3년간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페이스북이 사용자 정보를 과도하게 수집해 활용하는 것을 규제하는 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페이스북은 사용자가 구글에서 검색한 내용 등을 가져온 뒤 페이스북과 계열사 인스타그램, 와츠앱에서 맞춤형 광고를 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독일 경쟁당국은 이런 행위 자체가 데이터 독점이고 경쟁 저해 행위라고 판단하고 있다. 안드레아스 문트 독일 공정거래위원장은 “데이터와 시장지배 간의 관계, 그리고 데이터 수집 권한 남용행위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도 같은 이유로 EU 조사를 앞두고 있다. 사용자가 아마존이 아닌 사이트를 사용할 때 만들어진 정보까지 무차별 수집해 광고 등에 활용한다는 혐의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상무위원은 ‘플랫폼 기업들이 깔때기처럼 각종 온라인 상행위를 빨아들이는 현상’을 언급하며 “기업들이 데이터 통제 권한을 활용해 경쟁을 저해하는지를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EU 경쟁당국은 학자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를 통해 다음달 말까지 관련 보고서를 내놓기로 했다.

아마존은 독일 공정위 조사도 받을 예정이다. 아마존은 직접 물건을 팔면서 다른 기업들의 물건을 파는 플랫폼 역할도 동시에 하고 있다. 독일 공정위는 ‘이중 역할’을 하는 아마존이 권한을 남용해 불법적으로 입점 업체들과 계약을 하고 있는지를 들여다 볼 계획이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