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발표한 이후 20% 넘게 급락한 HSD엔진에 대해 신영증권이 ‘강력 매수’를 권해 눈길을 끌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발주를 줄인다고 해도 수주와 실적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급락한 HSD엔진 강력 매수?…"대우조선發 악재 크지 않다"
지난 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HSD엔진은 310원(5.58%) 내린 5250원에 마감했다. 전날 1300원(18.95%) 하락한 것을 포함해 이틀 동안 23.5% 떨어졌다. 지난달 31일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발표한 것이 원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필요한 선박엔진의 90% 이상을 HSD엔진에 맡겨 제작한다. 반면 현대중공업은 자체 선박엔진 사업부가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현대중공업에 인수되면 HSD엔진의 수주 물량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주가 급락을 불렀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 피인수로 HSD엔진의 수주가 크게 감소할 것이란 우려는 과도하다”며 “HSD엔진 주가가 800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보는 만큼 강력 매수를 권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9981억원에 달하는 선박엔진 수주 잔액 중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합산 비중은 44%로, 대우조선해양이 발주 물량을 줄여도 연간 수주에 미칠 금액은 2000억원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HSD엔진은 선박용 대형 디젤엔진 세계 시장 점유율이 23.8%로 현대중공업(31.4%)에 이어 2위다. 수주 잔액의 52%를 중국 업체가 차지하는 등 매출처가 다변화돼 있다. 조선 업황 회복으로 세계 선박엔진 시장이 커지고 있고, 삼성중공업이 현대중공업에 발주하던 물량을 HSD엔진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삼성중공업은 현재 선박엔진의 70%가량을 HSD엔진에 맡기고 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