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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김정은' 핵 담판 장소 부상한 다낭, 그곳엔 혐한비가 있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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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 중부의 다낭은 세계인이 사랑하는 휴양 도시다. 잘 구획된 도로와 고급 리조트를 갖춘 다낭은 베트남의 여느 도시와는 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 지금 이곳은 곧 있으면 열릴 미·북 2차 정상회담의 장소로 주목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핵담판’을 다낭에서 진행할 것이란 외신들의 보도가 잇따라 나오면서다.

    여러 후보지들을 제치고 다낭이 급부상하는 건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그가 왜 다낭을 선호하는 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우선, 트럼프의 휴양지 사랑이 첫 손에 꼽힌다. 부동산 재벌인 그는 미국의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휴양지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월드’ 자체가 휴양지다. 지난해 ‘6·12 싱가포르 선언’도 세계적인 휴양지인 센토사섬에서 이뤄졌다.

    다낭이란 신(新)도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강조해 온 경제번영의 메시지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의 친서 교환을 통해 신뢰를 쌓아왔다. 서신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 말이 번영이다. 김정은이 핵을 포기한다면, 미국과 세계가 북한에 안겨 줄 부와 번영이 기다리고 있다는 논법이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볼 때,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에서 자본주의적 색채가 가장 두드러진 다낭만큼 좋은 사례는 없을 것이다. 김정은은 자신이 태어난 고향인 원산을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키우려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다낭을 예시로 보여주려 한다는 추론이 가능한 배경이다.
    다낭 바나힐 국립공원
    다낭 바나힐 국립공원
    트럼프 대통령이 다낭을 고른 또 다른 이유는 전시효과다. 다낭에서 ‘북핵’과 ‘시진핑’이란 미국이 당면한 2개의 대외 과제를 단번에 처리할 수 있음을 과시하려는 의도다. 외신들은 잇따라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낭에서 정상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비록 봉합 수준이 될지라도, 무역전쟁의 꼬인 실타래가 다낭에서 매듭지어질 가능성이 나온다. 잘만 된다면 트럼프로선 다낭에서 두 마리 토끼를 단 번에 잡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역사적인 관점에서도 다낭이란 도시에 대한 주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낭은 워싱턴이 파괴한 도시다. 2차 세계대전과 함께 베트남은 프랑스 식민지에서 해방됐지만, 얼마 안 가 거대한 전란에 휩싸인다. 독일, 일본과의 전쟁을 통해 세계경찰로서의 역할을 자각한 미국은 베트남전에 개입하게 되는데, 가장 격전이 벌어졌던 곳이 바로 베트남 중부다.

    네이팜탄을 가득 실은 미국의 B-29 폭격기들은 다낭과 같은 베트남 중부의 도시들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네이팜탄의 위력은 이미 도쿄 공습 때 그 가공할만한 실체를 증명한 바 있다. 당시 폭격기 조종사들은 조준력을 높이기 위해 저공비행을 감했다. 화엄에 휩싸인 도시에서 올라온 살을 타는 냄새가 폐부를 찔렀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다낭이 세계적인 계획 휴양 도시로 새롭게 태어난 것은 미국의 무자비한 폭격으로 인해 도시에 아무것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역사의 ‘아이러니’다. 다낭은 한국과도 연관이 깊다. 베트남전에 파병한 한국군은 베트남전에서 용맹을 떨친 것으로 유명하다.

    베트남 입장에서 보자면 한국군만큼 두려운 존재는 없었다는 얘기다. 지금도 다낭에서 조금만 벗어나 중부의 한적한 시골마을에 가면 ‘혐한비(嫌韓碑)’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베트남의 도시, 다낭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거대한 장정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 있길 기대해본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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