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과거에 습득한 지식을 수단 삼아 현재를 산다. 그러나 앞으로는 그렇게 살면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는 미래에 펼쳐질 더 나은 자신과 조직을 만들어가는 시간으로 삼아야 한다. 우리가 성취해야 하는 것은 정제된 지식이 아니라 ‘왜(why)’, ‘어떻게 될까(what if)’라는 의구심을 통해 개척해야 하는 ‘더 나은 세상’이기 때문이다. ‘어떻게(how)’를 생각하는 사람은 직업을 보장 받고, ‘왜’나 ‘어떻게 될까’를 제기하는 사람들은 지도자가 된다는 말도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랭글리연구소에는 리더십이 결핍돼 있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필자는 2003년 8월 NASA 랭글리연구소 신임소장으로 부임한 로이 브리지 전 미 공군 소장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브리지 소장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했다. 필자는 1941년 맨해튼 프로젝트(원자폭탄 제조계획)와 1960년대 NASA의 아폴로 프로젝트(달 착륙계획)를 예로 들었다.

“현재의 리더들은 이런 경이로운 도전이 다시 시작된다면 감당할 수 없습니다. 그들은 미래를 느끼거나 볼 수 없고, 꿈을 성취하려는 담대한 용기와 지혜가 없는 관리자에 불과하죠.” 이후 연구소 내부에서는 필자의 이런 돌발적인 질문과 설명에 대해 잠시 소용돌이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NASA라는 조직이 미래를 향해 갈 수 있는 창의와 혁신의 교육시스템을 더 튼튼하게 갖추는 계기가 됐다.

NASA에는 선후배, 동료, 임직원끼리 다양한 토론을 하고, 서로를 격려하고 이끌어 주는 토론시스템이 수두룩하다. 각 연구소에서 수시로 펼쳐지는 패널토론을 통해 NASA의 미래, 현재, 당면 과제, 극복 방법 등을 공유한다. 구성원들은 이를 자신의 창의와 혁신을 펼쳐보이는 기회로 삼기도 한다. 필자가 신임 랭글리연구소장에게 던진 도발적인 질문도 창의와 혁신을 만들어주는 NASA 시스템에서 나온 것이다.

인류가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수행해 온 우주탐색이나 항공기술은 앞으로 성취해야 할 과제의 100분의 1도 안 된다. 우리는 과거의 짐을 지고 미래로 가는 것이 아니라, 현재보다 좀 더 나은 세상을 구현하기 위한 행동으로 현재를 이끌어야 한다. NASA의 리더는 알려지지 않은 영역에 도전해야 하는 가치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희생이 닥쳐도 장애와 고난을 극복해야 한다. 세계 우주항공의 최고 전문가들이 모인 NASA의 연구자들은 세계인들에게 꿈과 담대한 용기, 지혜, 보편적 혜택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는 “얼마나 아느냐” 또는 “얼마나 할 수 있는가”로 청년들의 역량을 평가하는 경향이 짙다. 이 두 가지는 미래 문명을 짊어지고 나갈 젊은이들의 역량을 제대로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

청년들에게는 영감적인 감각을 시현할 수 있는 3차원적 역량이 필요하다. 기업이나 사회의 교육 시스템이 영감을 고취하도록 유도하지 못하면, 청년들에게 3차원적 역량을 기대할 수 없다. 3차원적 역량을 지니게 되면, 어렵고 힘들지만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용기와 지혜를 얻게 된다. 한국 청년들은 경제, 우주, 교육, 문화 등의 분야에서 미래의 꿈을 현실화하려는 창의와 혁신으로 현재를 살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