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석/사진=쇼박스
조정석/사진=쇼박스
오지랖 넓은 친구(영화 '건축학개론' 납뜩이)였다가, 까칠하지만 매력적인 셰프(tvN '오 나의 귀신님' 강선우), 마초 기자(SBS '질투의 화신' 이화신)로 여심을 자극했던 배우 조정석이 이번엔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이상하고 나쁜 놈으로 돌아왔다.

올 설 연휴를 겨냥하고 등판한 영화 '뺑반'은 절대악 정재철과 그를 쫓는 경찰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F1 레이서 출신 사업가 정재철이 돈과 인맥을 이용해 경찰 조직내 최고위층까지 쥐락펴락하지만, 그를 끝까지 때려잡는 평범한 경찰들의 한판승을 담았다.
조정석/사진=영화 '뺑반' 스틸
조정석/사진=영화 '뺑반' 스틸
조정석은 정재철에 대해 "정말 이상한 놈"이라고 소개하면서도 "그래서 더 끌렸다"고 입을 열었다.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부터 이상했어요.(웃음) 아니 그러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런 슈퍼카를 때려 부수겠어요. 나랑은 정말 달라요. 말을 더듬는 설정도 어려웠고요. 처음부터 있던 설정이긴 했는데, 감정이 시원시원하게 드러날 수 없으니까, 관객들의 몰입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어떻게 기술적으로 잘 집어넣을 지를 고민했죠."

그러면서도 "정재철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었던 건 아니었다"면서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절대악이었던 정재철을 '자수성가한 사업가라 자신의 것을 잃는게 극도로 싫어하는 인물'로 이해한 것.

캐릭터에 몰두하면서 위험천만했던 카체이싱도 90% 이상 직접 소화했다. F1 레이서 출신이라는 설정인 만큼 미리 경주용 차를 몰며 감을 익혔는데, "소질이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고 자랑을 해 폭소케 하기도 했다.

"처음 탈땐 시동을 자주 꺼트린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전 한 번에 했어요.(웃음) 손으로 기어 조절까지 하고, 거의 눕는 자세라 오로지 감각으로만 타는 건데요. 다들 잘 탄다고 칭찬을 해주셨어요."
조정석/사진=쇼박스
조정석/사진=쇼박스
캐릭터 뿐 아니라 '뺑반'을 함께 작업한 한준희 감독과 류준열, 공효진과도 돈독한 관계임을 드러냈다.

한준희 감독에 대해선 "예술적인 변태"라며 "배우가 생각지도 못한 지점을 끄집어내 줘서 고마웠다"고 마음을 전하는가 하면, 류준열에 대해선 "또래 배우들 중 가장 열심히 연기해서 좋아하는 배우"라고 말했다.

"류준열은 요즘 대세인거 같아요. 예전에 '형'을 하면서 엑소 도경수 씨와 함께 무대 인사를 할 때 느꼈던 에너지를 이번에 류준열 씨와 함께하면서 느끼고 있어요. 류준열이란 배우 자체도 도전이나 모험을 시도하는 친구 같아요. 쉬지않고 도전하고 시도하는 게 배우의 숙명인데, 그렇게 하는 친구와 함께해서 이번에 더 좋았죠.

'질투의 화신'에 이어 다시 만난 공효진에 대해선 "이젠 눈빛만 마주쳐도 아는 사이"라면서 "다음엔 제대로 로맨틱 코미디를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보였다. 지난해 10월 가수 거미와 결혼 소식을 전했던 만큼 "새 신랑에겐 위험한 발언이 아니냐"고 농을 치자, 조정석은 수줍은 듯 "저희는 잘 살고 있다"고 말했다.

정상급의 배우와 가수가 만났지만, 가족들끼리만 조용하게 결혼식을 진행하고, 혼인신고까지 하면서 놀라움을 안겼던 조정석, 거미 부부였다. 조정석은 5년 열애 끝에 결혼했음에도 "확실히 결혼을 하니 안정되는 부분이 있다"면서 예찬론을 펼치기도 했다.
조정석/사진=쇼박스
조정석/사진=쇼박스
"제가 주변에 친한 지인들 중에 제일 늦게 결혼을 했는데, 다들 결혼해서 잘 살고 있어요. 그게 긍정적으로 영향을 준 것 같아요. 배우 정상훈 씨랑은 정말 친한데, 그 형이 결혼해서 더욱 행복하게 사는 걸 보니 부럽더라고요. 아들만 셋인데, 아이들보러 놀러가기도 해요."

하지만 정작 조정석은 2세는 커녕 바쁜 일정 때문에 신혼여행도 미룬 상태다. 지난해 드라마에 뮤지컬, '뺑반' 촬영까지 쉼 없이 마친 조정석이었다. 올해에도 '뺑반' 홍보 일정을 마친 후엔 SBS 새 드라마 '녹두꽃' 촬영에 합류가 예정된 상태다.

"아이들을 좋아하고, 언젠간 낳겠죠?(웃음) 인터뷰 때마다 질문을 받긴 하는데, 아직도 이런 말을 하는게 쑥스러워요. 일단 '녹두꽃' 방영 일정이 잡히면 신혼여행부터 다녀오겠습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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