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피곤한 대한민국이여…라면시장 제친 '2兆' 기능성 음료시장
박카스·비타500·핫식스 등이 이끌고 있는 기능성 음료 시장 규모가 지난해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정체 상태에 있는 라면 시장(2조원)보다 더 큰 규모다.

기능성 음료는 피로해소(에너지), 영양보충(비타민), 간기능 회복(숙취해소), 체지방분해(다이어트) 등을 돕는 음료를 말한다. 기존 40, 50대 남성에만 국한됐던 시장이 10, 20대와 여성들로 주요 소비층이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17년 1조9000억원이던 국내 기능성 음료 시장 규모가 지난해 2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시장을 주도하는 제품의 매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소비층을 넓히는 신제품들이 꾸준히 시장에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기능성음료 시장의 강자는 1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동아제약 '박카스'다. 박카스는 지난해 3분기까지 국내에서만 1731억원어치가 팔렸다. 연간으로는 약 2200억원어치가 판매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1963년 박카스가 드링크 형태로 나온 이후 사상 최대치다.

박카스의 국내 매출은 2010년 1283억원에서 2017년 2135억원으로 7년새 66% 증가했다. 시장 트렌드에 맞춰 끊임 없이 변화를 시도한 것이 박카스의 장수 비결로 꼽힌다. 피로해소 효과가 있는 타우린 성분을 늘린 뒤 소비자가 회사원에서 수험생 등으로 계속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광동제약 '비타500'도 전성기이던 2005년 매출(1213억원)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06년 '비타민음료 벤젠파문' 이후 800억원대로 떨어졌던 매출이 2017년 1100억원 선을 회복했다. 카페인, 방부제 등을 넣지 않아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건강음료로 마케팅한 것이 주효했다는 게 광동제약의 설명이다.

동아오츠카 '오로나민C'는 기능성 음료 시장에 10~20대 소비층을 유입시킨 제품으로 꼽힌다. 2015년 1200만병이 판매됐던 오로나민C는 지난해 4450만병이 팔렸다. 3년 만에 120% 증가했다. 비타500과 달리 탄산이 들어가 있고, 요들송을 변형한 CM송이 입소문을 탄 것이 인기 비결이라고 동아오츠카는 설명했다.

에너지드링크 시장은 더 빨리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3500억원에서 올해는 4500억원으로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카페인과 타우린 함량이 높은 음료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음료 시장은 롯데칠성음료의 핫식스와 코카콜라의 몬스터, 세계 1위 에너지드링크인 오스트리아 업체 레드불이 이끌고 있다.

'간기능 회복'을 강조한 숙취해소 음료 시장도 지난해 3100억원에서 올해 3400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 시장은 CJ헬스케어 '헛개컨디션'이 40%를 점유하고 있다.

이밖에 몸에서 독성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는 '디톡스 음료'와 체지방 분해 등을 돕는 데 영향을 주는 '뷰티 음료' 제품들도 여성 소비자층을 유입시킨 원인이 됐다는 평가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