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가 친환경 산화프로필렌(PO) 제조공법을 무기로 사업 영역을 해외로 확장하고 있다.지난 23일 울산 고사동 SKC 울산공장 화학생산본부는 PO 생산에 한창이었다. 수십m 높이의 증류탑들이 줄지어 늘어선 모습은 여느 석유화학공장과 다르지 않았지만, 이곳엔 다른 화학기업이 쉽게 따라할 수 없는 노하우가 적용돼 있다. 김성호 SKC 생산기술팀장은 “2008년 세계 최초로 과산화수소에서 산소 분자를 떼어내 프로필렌에 붙이는 HPPO 방식의 생산에 성공했다”며 “10년 넘게 가동률 100%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PO는 자동차 내장재, 전선 피복 등에 쓰이는 폴리우레탄의 원료다.SKC는 독일 화학기업 에보닉이 보유한 HPPO 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업화했다. HPPO는 생산 과정에서 물 외엔 다른 부산물이 발생하지 않는 대표적 친환경 생산공법이다. SKC의 연간 PO 생산 물량 31만t 중 13만t이 HPPO 방식으로 생산된다.이 같은 기술력과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SKC는 지난해 12월 중국 석유화학기업 QXTD, 에보닉, 티센크루프인더스트리얼솔루션스 등과 중국 산둥성 쯔보시에 PO 공장을 짓는 데 합의했다. 하태욱 SKC 화학생산본부장(상무)은 “동남아시아와 중동에도 제3의 생산 거점을 세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2025년께 글로벌 PO 생산량을 100만t으로 늘려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울산=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SKC가 외국 기업이 주도하던 광학용 화학소재 사업에 뛰어들었다. SKC는 최근 우리화인켐의 광학소재 부문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고 광학용 폴리우레탄(PU) 소재 사업에 진출한다고 6일 밝혔다.광학용 PU 소재는 굴절률이 뛰어나고 가벼워 청색광 차단렌즈, 편광 렌즈, 다초점 렌즈, 변색 렌즈 등에 쓰인다.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기기 사용 증가와 고령화로 관련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세계 시장 규모는 6000억원 정도다.SKC는 지난해 8월 광학용 PU의 양대 원료 중 하나인 고굴절 모노머 ‘싸이올’의 상업화에 성공한 데 이어 우리화인켐 광학소재 제조부문 인수로 또 다른 핵심 원료인 자일릴렌 디이소시아네이트(XDI) 생산 기술까지 확보했다. XDI는 그동안 기술 격차 때문에 글로벌 메이저 업체에서만 생산해왔다. SKC는 2020년 상반기 양산을 시작하고 추가 투자로 생산량을 늘릴 방침이다.SKC 관계자는 “향후 생산을 본격화하면 시장 판도에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 특허도 60여 건 갖고 있어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SK그룹이 전기차 배터리와 자율주행 기술, 차량용 반도체, 고부가가치 소재 사업을 통해 미래자동차 시장 선점에 나선다.SK그룹은 1일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이 오는 8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9’에 참가해 처음으로 공동 부스를 꾸민다고 발표했다. 주제는 ‘SK의 혁신적인 모빌리티’다. 화학·통신·반도체를 3대 축으로 하는 SK그룹이 미래차를 중심으로 시너지를 내겠다는 구상이다.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와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 폴더블폰의 핵심 소재인 투명 PI필름 FCW 등을 CES에서 선보인다. SK텔레콤은 국내 이동통신사 중 유일하게 CES에 참가해 두 곳에 전시 부스를 마련한다. SK 공동 부스에서는 단일광자 라이다와 고정밀지도 업데이트 등 자율주행기술을, SM엔터테인먼트와의 공동 부스에서는 홀로그램 인공지능(AI) 스피커 ‘홀로박스’ 등 5세대(5G) 이동통신을 활용한 미디어 기술을 공개한다.SK하이닉스는 자율주행·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에 필수적인 차량용 D램·낸드플래시를 전시한다. 자율주행 환경에서는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축적하느냐가 차량 안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차량이 데이터 센터와 통신하는 과정이나 데이터를 분석할 때 필요한 D램,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도 선보인다. SKC는 차량 경량화에 필요한 소재를 전시한다. 자동차 케이블을 가볍게 만들기 위해 필요한 PCT 필름, 자동차 유리 파손 때 피해를 최소화하는 유리 접합 PVB 필름, 전기차 배터리 무게를 줄여주는 방열소재 그라파이트 시트 등이 대표적이다.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도 라스베이거스로 총출동한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현지에서 비즈니스모델 혁신 담당 임원들과 전략회의를 열고 올해 사업 전략을 점검한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자율주행 기술과 관련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파트너사와 제휴 방안을 논의한다. 삼성전자, LG전자, 인텔 등 5G 관련 기업들과도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데이터센터·클라우드·스토리지·칩셋 분야 기업인들과 만나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 발전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완재 SKC 사장은 최신 기술 트렌드를 살피면서 자사의 고부가가치 소재를 글로벌 고객사에 알리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