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메카' 강남 한복판에서 작년 299대 판매한 '고객바라기'
"10년 후 성공한 딜러로 남으려면 기존 고객, '내 사람'으로 만들어야"
이 팀장이 ‘초보 영업맨’ 딱지를 붙이고 다니던 시절, 한 60대 남성 고객은 그에게 차를 구매하며 “나이가 드니 운전하는 것도 쉽지가 않다”며 “이 차가 아무래도 내 생애 마지막 차가 될 것 같다”고 나지막이 말했다. 지나가는 말이었지만 고객의 한마디에 이 팀장은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은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같은 차지만 한 해에만 수백 대의 차를 파는 나와 인생의 마지막 차를 구매하는 고객에겐 전혀 다른 의미의 차였을 것”이라며 “항상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객을 대하는 태도에 진심을 담아야겠다고 다짐하게 된 계기”라고 말했다.
이 팀장이 차를 판매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차량 인도 과정이다. 흔히 영업사원들에게 차량 인도는 계약을 다 마치고 나서 뒤따르는 가욋일처럼 받아들여지곤 한다. 하지만 이 팀장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고객으로선 원하던 차를 전달받는 인도 과정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며 “차를 전달할 때는 아무리 바빠도 한 시간 이상 고객과 소통하며 그 순간을 완벽하게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며 진심을 다한 결과 이 팀장에게 차를 구매한 고객들의 재구매 비율은 영업점 내에서 손꼽힐 만큼 높은 편이다. 그는 “영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때 지인 영업도 열심히 해봤지만 한계가 있었다”며 “10년 뒤에도 성공하는 딜러로 남기 위해선 기존 구매 고객에게 진심을 다해 내 사람으로 만드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지난해 299대의 차를 팔아 르노삼성에서 가장 차를 많이 판매한 영업맨 자리에 올랐다. 르노삼성이 2년 연속 내수 판매 ‘꼴찌’에 머무른 가운데 올린 기록이자 ‘수입차의 메카’로 불리는 강남 한복판에서 국산차 영업사원으로 거둔 성과다. 그는 “어떤 어려움 앞에서도 불가능이란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며 “안 되는 일도 되게 만들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고객을 위한 영업맨’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