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주재 美 외교관·가족 일부 철수…귀국길 올라
베네수엘라가 미국과의 정치·외교 관계 단절을 선언한 가운데 베네수엘라에서 머물던 일부 미국 대사관 직원과 가족이 귀국 길에 올랐다.

미국 외교관들이 탄 10대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25일(현지시간) 오전 현지 경찰의 호위 아래 대사관을 떠나 수도 카라카스에 있는 시몬 볼리바르 국제공항으로 향했다고 엘 나시오날 등 현지 언론과 AP·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미 외교관과 가족은 이날 마이애미행 아메리칸 에어라인 여객기를 타고 카라카스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고 AP 통신은 내다봤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23일 미국과의 외교 관계 단절을 선언하면서 72시간 안에 모든 미국 외교관들은 철수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베네수엘라의 임시대통령으로 인정한 데 반발해 미국에 있는 자국 대사관과 영사관을 먼저 폐쇄하고 자국 외교관의 철수를 지시했다.

미국은 애초에 마두로 정권을 인정하지 않는 데다 과이도 의장이 미국과의 외교 관계 유지를 희망한 만큼 마두로 대통령의 단교 조치를 거부했다.

하지만 미 국무부는 전날 안전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비필수적 업무에 종사하는 베네수엘라 주재 외교관들을 불러들이고 자국민에게도 출국을 권고했다.

과이도 의장은 미국에 주재하는 베네수엘라 영사관 직원들에게 마두로 대통령의 귀국 지시에 따르지 말 것을 촉구했다.

미국과 베네수엘라는 지난 10년간 서로 대사를 파견하지 않은 채 외교적 갈등을 겪어왔다.

2008년 당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쿠데타 시도에 미국이 연루됐다고 비난하면서 카라카스 주재 미국 대사를 추방하고 미국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