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유럽연합(EU)과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영국을 떠나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다.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영국 이외 국가들과의 상품 및 금융 거래, 인력 이동, 세제 혜택 등에서 불확실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무선 청소기와 날개 없는 선풍기로 유명한 영국 가전업체 다이슨은 22일(현지시간) 본사를 영국에서 싱가포르로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짐 로완 다이슨 최고경영자(CEO)는 “아시아 시장에서 매출을 늘릴 여지가 크다”며 “아시아 투자를 확대해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가디언은 다이슨 창업자이자 지분 100%를 소유한 제임스 다이슨이 브렉시트 지지자였다는 점에서 영국 정부에 큰 타격을 주는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일본 소니는 유럽 본부를 런던에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옮기기로 했다. 소니 측은 “영국이 EU를 탈퇴해도 사업을 중단 없이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해운회사 P&O는 이날 영국해협을 운항하는 선박의 선적을 키프로스로 변경하겠다고 발표했다. EU 회원국 선박에 적용되는 세금 혜택을 브렉시트 후에도 계속 받기 위해서다.

영국 휴대폰 및 가전제품 소매업체인 딕슨스카폰은 브렉시트에 대비해 주요 제품 비축량을 늘리고 있다. 반려동물 용품업체 펫앳홈은 영국 내 450개 점포에서 반려동물 식량이 바닥나지 않도록 800만파운드(약 117억원) 규모의 재고를 확보해 둘 계획이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