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월 10조 온라인 시장에 성장 기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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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고히 성장하는 온라인 상거래
소상공인 등의 디지털 활용 돕고
후방산업 활성화에 지혜 모아야"
김성환 < 아주대 교수·경제학 >
소상공인 등의 디지털 활용 돕고
후방산업 활성화에 지혜 모아야"
김성환 < 아주대 교수·경제학 >
경제학에는 물과 다이아몬드의 가치를 비교하는 ‘다이아몬드의 역설’이라는 것이 있다. 그런데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다이아몬드의 역설’이 하나 더 있다. 소비자들이 더 싸고 좋은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판매자를 찾아다니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탐색비용’이라고 하는데, 아주 약간의 탐색비용만 존재하더라도 판매자들은 경쟁을 회피하고 가격을 높일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는 피터 다이아몬드라는 미국 경제학자가 이론 모형을 통해 증명했기 때문에 다이아몬드의 역설이라고 불린다.
다이아몬드의 역설이 복잡한 시장 환경에서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탐색비용이 가격 인상의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인터넷 상거래가 등장한 이후 많은 경제학자가 그 효과에 대해 큰 관심을 가졌던 부분도 이런 이론적 배경에 근거한다. 즉, 온라인 거래가 탐색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춤으로써 그동안의 전통적 시장구조에서는 볼 수 없었던 가격인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됐던 것이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발표한 ‘온라인거래 확대의 파급효과 및 시사점’ 보고서는 그런 점에서 대단히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보여준다. 보고서는 온라인 상품판매 비중이 1%포인트 상승할 때 상품물가 상승률은 0.08~0.10%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크지 않은 수치로 보일 수도 있으나 이는 오프라인을 포함한 상품물가 상승률에 대한 영향을 계산한 것이므로, 실제 온라인거래를 이용한 소비자들이 경험한 혜택은 몇 배나 더 컸을 것이다. 또 소비자들이 온라인 거래에서 얻은 편리함, 즉 탐색비용의 직접적 절감 효과는 이 계산에 포함되지 않았는데, 추정된 가격인하 효과에 못지않게 클 것이다.
한편, 이 보고서는 온라인거래 확대를 통해 고용 측면에서는 연평균 약 1만6000명의 감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그런데 분석 내용을 들여다보면, 온라인 판매 확대로 오프라인 매출액이 감소하는 대체적 관계에만 초점을 두고 고용에 미치는 효과를 추론하고 있다. 즉, 온라인 판매 확대 자체가 창출하는 고용효과는 아예 계산에서 빠져 있는 것이다.
또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의 대체적 효과 부분도 고용에 반드시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단할 필요는 없다. 판매자가 시장환경의 변화에 따라 기존 오프라인 중심의 사업모형에서 온라인을 겸하거나 온라인으로 전환해가는 전략을 취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판매자가 생존 가능성을 높이고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면 오히려 고용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다.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10조원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는 전년도보다 22% 이상 증가한 수치로, 한국 경제를 둘러싼 많은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상거래의 확대만큼은 견고한 추세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소상공인은 오프라인 소매시장에서만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작년 11월 기획재정부가 주관한 ‘디지털 이코노미 포럼’에서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전체 568만 스몰 비즈니스 중 6%만이 디지털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몇 년간 우리 경제계를 지배해온 4차 산업혁명 담론에도 불구하고, 당장 실질적인 효과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온라인 상거래다. 하지만 우리 경제주체들의 디지털 활용은 아직 먼 이야기처럼 들린다. 이제 온라인 상거래와 오프라인 유통이 서로 대체 관계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온라인 상거래를 더 잘 활용하고 물류를 중심으로 하는 후방산업의 활성화 방향으로 지혜를 모아 새로운 성장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다이아몬드의 역설이 복잡한 시장 환경에서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탐색비용이 가격 인상의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인터넷 상거래가 등장한 이후 많은 경제학자가 그 효과에 대해 큰 관심을 가졌던 부분도 이런 이론적 배경에 근거한다. 즉, 온라인 거래가 탐색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춤으로써 그동안의 전통적 시장구조에서는 볼 수 없었던 가격인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됐던 것이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발표한 ‘온라인거래 확대의 파급효과 및 시사점’ 보고서는 그런 점에서 대단히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보여준다. 보고서는 온라인 상품판매 비중이 1%포인트 상승할 때 상품물가 상승률은 0.08~0.10%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크지 않은 수치로 보일 수도 있으나 이는 오프라인을 포함한 상품물가 상승률에 대한 영향을 계산한 것이므로, 실제 온라인거래를 이용한 소비자들이 경험한 혜택은 몇 배나 더 컸을 것이다. 또 소비자들이 온라인 거래에서 얻은 편리함, 즉 탐색비용의 직접적 절감 효과는 이 계산에 포함되지 않았는데, 추정된 가격인하 효과에 못지않게 클 것이다.
한편, 이 보고서는 온라인거래 확대를 통해 고용 측면에서는 연평균 약 1만6000명의 감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그런데 분석 내용을 들여다보면, 온라인 판매 확대로 오프라인 매출액이 감소하는 대체적 관계에만 초점을 두고 고용에 미치는 효과를 추론하고 있다. 즉, 온라인 판매 확대 자체가 창출하는 고용효과는 아예 계산에서 빠져 있는 것이다.
또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의 대체적 효과 부분도 고용에 반드시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단할 필요는 없다. 판매자가 시장환경의 변화에 따라 기존 오프라인 중심의 사업모형에서 온라인을 겸하거나 온라인으로 전환해가는 전략을 취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판매자가 생존 가능성을 높이고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면 오히려 고용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다.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10조원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는 전년도보다 22% 이상 증가한 수치로, 한국 경제를 둘러싼 많은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상거래의 확대만큼은 견고한 추세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소상공인은 오프라인 소매시장에서만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작년 11월 기획재정부가 주관한 ‘디지털 이코노미 포럼’에서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전체 568만 스몰 비즈니스 중 6%만이 디지털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몇 년간 우리 경제계를 지배해온 4차 산업혁명 담론에도 불구하고, 당장 실질적인 효과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온라인 상거래다. 하지만 우리 경제주체들의 디지털 활용은 아직 먼 이야기처럼 들린다. 이제 온라인 상거래와 오프라인 유통이 서로 대체 관계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온라인 상거래를 더 잘 활용하고 물류를 중심으로 하는 후방산업의 활성화 방향으로 지혜를 모아 새로운 성장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