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룡들, 너나없이 흑인 차별 해소 강조…킹 목사 유산 계승 부각
'킹 목사의 날'에 美민주 대권레이스 시동…흑인표심 집중공략
흑인 인권운동의 대부 마틴 루서 킹 목사의 기념일인 21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잠룡들이 일제히 흑인 표심을 집중 공략하며 대권 레이스에 시동을 걸었다.

미국에서는 1월 셋째 주 월요일이 공휴일인 '마틴 루서 킹 주니어의 날'이다.

인종과 종교, 성별 등에 따른 차별 해소를 주요 가치로 삼는 민주당에서 차기 주자들이 흑인 사회를 비롯한 주요 지지층을 상대로 킹 목사가 남긴 정신의 계승자를 자임하며 차별화를 시도하기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킹 목사 기념 조찬 행사에 참석, 과거 상원 법사위원장 시절 코카인 소지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을 지지했던 데 대해 사과했다.

해당 법안은 통과 당시 흑인 사회에서 '흑인을 타깃으로 한다'는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큰 실수였다.

이 실수가 한 세대 전체를 옥좼다"면서 "백인의 미국(White America)은 여전히 구조적 인종주의가 존재함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같은 행사에 참석해 총기를 이용한 폭력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며 자신이 2006년 뉴욕시장으로 재직할 때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흑인의 약혼녀에게 직접 사과했던 일을 부각했다.

그는 공권력을 남용하는 경찰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표했다.

미국에서 경찰이 과잉 대응으로 흑인을 총격 살해해 전국적 이슈로 떠오르는 일이 잦은 점을 고려한 발언으로 보인다.
'킹 목사의 날'에 美민주 대권레이스 시동…흑인표심 집중공략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미국에서 유색인종이 구조적으로 투표권을 부정당해왔다며 모든 미국인에게 투표권을 헌법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킹 목사가 시민권뿐만 아니라 경제적 권리를 위해서도 싸웠다며 "번영으로 가는 길은 가파르고 험난하지만 흑인이나 유색인종 미국인에게는 더 그렇다"면서 흑인 사회에 대한 관심을 강조했다.

민주당 코리 부커 상원의원과 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집회에 나란히 참석했다.

샌더스 의원은 "우리가 1%를 위한 정부가 아니라 모두를 위한 정부를 만들고자 한다면 인종적 평등은 경제적 불평등과의 전투에서 핵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메이카와 인도 출신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여성 유색인종 상원의원인 카말라 해리스는 아예 이날을 대선 출마 발표일로 정했다.

그는 이날 ABC방송에 출연해 대통령 선거에 뛰어들 것이라면서 "나는 나의 나라를 사랑한다.

지금이 우리의 최대치를 위해 내가 일어나 싸워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킹 목사의 날'에 美민주 대권레이스 시동…흑인표심 집중공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