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LG전자의 ‘에너지·모빌리티 융복합 충전소’ 조감도. /GS칼텍스 제공
GS칼텍스·LG전자의 ‘에너지·모빌리티 융복합 충전소’ 조감도. /GS칼텍스 제공
정유업계가 소비자 대면 창구인 주유소의 모습을 바꿔나가고 있다. 전기자동차·수소연료전기자동차(FCEV) 차량 운전자까지 주유소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GS칼텍스는 22일 서울 서초동 LG전자 연구개발(R&D) 캠퍼스에서 LG전자와 ‘에너지·모빌리티 융복합 스테이션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을 바탕으로 GS칼텍스와 LG전자는 전기차 급속 충전이 가능한 융복합 스테이션을 올해 안에 서울 도심권의 GS칼텍스 직영 주유소에 설치한다. LG전자는 350㎾(킬로와트)급 초고속 멀티 충전기를 설치하고, 장기적으로는 로봇 충전 및 무선 충전 시스템 등 다양한 충전 방식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인공지능 디지털 광고판(사이니지)을 통한 고객 서비스도 검토 중이다. 충전 중인 차량의 데이터를 활용해 이상 유무를 진단하고, 수리를 추천하는 신개념 기술이다. 양사는 기존 주유소를 융복합 스테이션으로 점차 바꿔나가고, 장기적으로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과 함께 신규 서비스를 공동 발굴하기로 했다.

주유소가 에너지·모빌리티 서비스에 나선 것은 전기차 보급 확대 등 환경 변화와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이미 GS칼텍스는 SK에너지와 손잡고 개인 간 택배 서비스 ‘홈픽’, 스마트 사물함 ‘큐부’를 운영하고 있다.

SK에너지도 지난해 7월 주유소와 우체국, 전기차 충전소 등이 결합된 미래형 복합 네트워크 개발을 골자로 하는 MOU를 우정사업본부와 체결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울산에 휘발유, 경유, 액화석유가스(LPG), 전기, 수소까지 모든 차량용 에너지를 취급하는 국내 첫 복합 에너지스테이션을 선보였다.

기존 주유소가 전기차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선 충전 기술이 발전해야 한다. 현재 전기차는 급속 충전을 하더라도 20분가량 걸린다. 전기는 기름보다 저렴해 마진이 적게 남는 것도 사업 확대의 걸림돌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주유소는 소비자들이 충전 시간 동안 경정비 등 부가 서비스를 받는 복합 시설로 바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